MBC는 17일(화) 오전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중계한 독일:포르투갈의 경기에서 TNmS( 수도권 기준) 5.3%(0:19-1:59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수치로도4.5%를 기록해 지상파 3사의 중계전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런 상승세의 이면에는 월드컵의 빅매치에 어김없이 3인 중계 형식을 도입하고도 안정감 있는 중계를 펼친 것 외에도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자랑했던 안정환 위원의 활약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안정환 위원은 캐스터인 김성주로부터 "야생마 스타일의 해설을 한다"고 평가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이런 해설은 전문성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단점을 지녀 축구팬들의 우려를 자아냈었다.
그러나 정작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자 안정환 위원은 김성주의 안정감 넘치는 리드와 송종국 위원의 서포트로 인해 마음껏 날뛸수 있게 되며 어록까지 만들어 내게됐다.
이런 활약은 한국과 튀니지의 평가전에서부터 예고 되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기성용 선수 드리블보단 패스가 빠르죠. 기성용 선수 느려요. 느려요” “운동장 안에서 감독이 없네요. 한국대표팀” “수비수의 눈이 없는 곳에 공격수가 있어야 한다”는 말들을 쏟아냈다.
이날 그의 어록들은 축구를 월드컵 때만 보는 사람들과 축구광들까지 두루 만족시키며 '버럭해설'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어에까지 올랐다. 마치 시청자가 집에서 경기를 보며 혼잣말로 외칠법한 말들이 안정환 위원의 입에서 나오자 공감력과 함께 생명력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안정환 위원은 브라질 현지로 날아가자 더욱 거친 듯 쉬운 해설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꽈배기슛', '가랭이슛' 처럼 김성주를 기함하게 만든 요상한 용어들이 나와 웃음을 주는 반면 정보를 전달할 때에는 어떤 해설위원보다 더 정확한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재미와 축구지식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냈던 것.
여전히 월드컵은 한참 남아있고 지상파 월드컵 중계의 전면전이 펼쳐질 한국과 러시아 전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축구 대표팀의 답답한 경기력과는 달리 중계를 하나씩 할 때마다 마치 농구만화 속 강백호처럼 눈에 띄게 성장하는 안정환 위원은 시청자들이 월드컵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분명한 요소가 됐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