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의 주전포수는 누구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내릴 수 없다. 하지만 경기출전기록으로 따져본다면 답은 이지영(28)이다. 그는 작년 113경기 294타석에 나서며 ‘베테랑’ 진갑용의 그것(101경기 204타석)을 넘어섰다. 승부처에선 경험 많고 노련한 진갑용이 비교우위에 있지만 작년 삼성의 안방을 책임지며 우승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사실상 작년부터 삼성의 안방을 책임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주전포수라고 하기는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그런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팬들께서 ‘이지영은 주전포수가 될 수 있겠구나’하는 인정을 받고 싶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지영은 작년 풀타임 주전으로 첫 해를 보냈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최고 팀에서 안방을 이끈다는 부담감은 상당했다. 그는 “작년 시즌을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압박을 쉬이 떨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송구와 블로킹 등 기본적인 수비는 물론이고 타격(0.239)도 두루 아쉬움이 남았다. “잘 친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작년은 너무 안 좋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작년 부족했던 것들을 하나둘 채워가기 위해 올 시즌 더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출발이 좋지 않았다. 3월 29일 대구 KIA와 개막전에서 늑간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진갑용이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로 상반기 결장이 불가피해 이지영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터였다. 그는 “개막전에 맞춰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몸 상태가 너무 좋아서 탈이었던 것 같다. 후회스럽고 무척이나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지영은 5월 3일 대구 NC전에서 복귀했다. 한달 여 만이었다. 하지만 주전은 당장 그의 몫이 아니었다. 신인포수 이흥련(25)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경쟁구도가 새롭게 짜여졌다. 많은 자극이 됐고 운동에 대한 간절함도 더했다. 1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빠르게 감각을 익히는데 중점을 뒀다. 5월 18일 광주 KIA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몰아치며 줄곧 주전 마스크를 썼다. 그는 “작년과 달리 여유가 생겼다. 꾸준히 출전하면서 자신감도 올라왔다”고 웃었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