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갇힌 손흥민…박지성이 그리운 이유

입력 2014-07-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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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위기의 한국축구, 변해야 산다

1. 사령탑의 연속성
2. 4년 마스터플랜 수립하라

3. 스타를 키우고 살려라
4. 한국형축구 전문가를 찾아라
5. K리그가 희망이다


팀 중심 잡아주는 스타플레이어 역할 더 커져
간판선수 컨디션·활용도 따라 경기 좌지우지
캡틴 박지성처럼 팀 초월해야 경쟁력 극대화

종목을 불문하고 스포츠에서 간판스타의 존재감은 최상의 경기력을 이끌어내는 데 절대적 역할을 담당한다. 해당 팀의 전력강화뿐 아니라 상대팀이 느끼는 부담감 측면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한국축구는 2002한일월드컵 4강 진출 이후 2006독일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스타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박지성(33·은퇴)이 있었기 때문이다.


● 브라질월드컵, 그리운 그 이름 ‘박지성’

축구국가대표팀에서 박지성의 존재감은 ‘캡틴’ 그 이상이었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국민들은 든든함을 느꼈다. 박지성은 월드컵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기대에 걸맞은 경기력을 발휘하며 골을 터트렸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출전사상 유일하게 3개 대회 연속골(2002·2006·2010년)을 넣은 선수가 박지성이다.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의 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의 포르투갈처럼 ‘박지성은 곧 한국축구’였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선 박지성의 공백이 너무 커 보였다. 해외파는 대거 늘었지만, ‘한국축구의 에이스’라는 칭호에 어울리는 선수는 없었다. 대표팀이 브라질에서 기대이하의 경기력으로 실망감을 안길 때마다 국민들은 박지성을 그리워했다.


● 스타도 전술이다!

대표팀 사령탑 홍명보(45)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원 팀(One Team), 원 골(One Goal), 원 스피릿(One Spirit)’이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홍 감독 이전에도 한국축구는 항상 팀을 강조해왔다. 2006년과 2010년 월드컵대표팀도 팀을 우선으로 내세웠지만, 활동반경이 넓고 결정적 순간에 강했던 박지성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톡톡히 성과를 봤다. 축구 강국들도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전방에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과 세르히오 아게로(26·맨체스터시티)를 내세웠는데, 이는 활동반경이 줄어든 간판스타 메시의 약점을 메워주면서 그가 패스와 중거리 슛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한 변화였다. 반면 한국은 전술마저 철저하게 ‘팀’이라는 테두리에 가뒀다. 외신들은 기대주 손흥민(22·레버쿠젠)의 활약에 주목했지만, 정작 우리 대표팀에서 그를 집중적으로 활용한 전술은 없었다.


● ‘함께’여야 스타다!

우리 축구선수들은 팬, 언론과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던 박주영(29)은 논란이 있을 때마다 뒤로 숨어 팬과 언론을 멀리했다. 그 결과, 전도유망했던 스트라이커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SNS는 선수와 팬 사이의 의사소통 매개체로도 활용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 축구선수들에게는 ‘한풀이 일기장’이자 ‘논란의 매개체’에 불과했다. 팬과 함께하기를 외면한 채 오로지 선수 개인만을 생각했다. 이로 인해 언론도 대표팀 평가전, 월드컵 경기임에도 선수의 활약상, 활용방안, 더 나아가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현장성 높은 기사보다는 기성용(25·스완지시티)의 ‘왼손경례’ 파문과 박주영 최종 엔트리 선발 논란 등에만 더 주목했다. 스타는 혼자 힘으로 될 수 없다. ‘함께’여야 스타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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