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감독-정몽규회장 금주 내 담판

입력 2014-07-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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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계약기간 관련 면담…축구계는 유임에 무게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본 축구대표팀 홍명보(45)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52) 회장이 이번 주내로 계약기간과 관련해 논의한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1일 “조속한 시일 내 모든 잡음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확한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정 회장과 홍 감독의 면담 계획을 알렸다.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 일단 축구계의 기류는 유임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각에선 “‘홍명보호’는 온갖 문제로 얼룩졌다. 최종 엔트리 선발부터 명쾌하지 않았다. 컨디션과 부상 점검, 상대국 분석 등 제대로 된 준비도 없었다”고 비난하지만, 동정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25일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홍 감독이 1년 만에 모든 것을 완성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축구계의 여러 고위인사들도 사견을 전제로 “홍 감독은 제대로 능력을 검증받을 기회조차 없었다. 오히려 확실히 힘을 실어주고 차기 메이저대회인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 결과를 살펴본 뒤 퇴진 여부를 결정해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홍 감독이 물러난다고 해도 대안이 마땅치 않다. 아시안컵도 큰 대회다. 내년 호주 아시안컵까지 남은 6개월간 준비할 시간조차 빠듯하다. 게다가 외국인 사령탑 선임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금전적 부담도 크지만, 이는 또 다시 단기처방을 내리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애매한 결정이 될 수 있다. 국제대회가 끝날 때면 ‘제대로 된 한국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던 것도 축구계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홍명보’라는 브랜드 또한 우리 축구계가 쉽게 내칠 수 없는 자산이다. 이미 축구협회는 과거 차범근(SBS 해설위원)이라는 레전드를 버린 전례가 있다. 연령별 대표팀을 이끈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 U-20(20세 이하) 월드컵 8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 축구인은 “감독의 목을 내치거나 남기는 식의 논의가 아니라 ‘포스트 월드컵’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가깝게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목표로 향후 4년간 대표팀을 중심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또 축구계는 어떤 식으로 지원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장기적 계획 마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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