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전반기 결산… 데뷔 첫 우승자만 5명 ‘무명 속 감동 있었다’

입력 2014-07-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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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코리안투어 2014시즌 전반기에는 ‘무명의 반란’이 거셌다. 8개 대회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자가 5명이나 나왔다. 전반기 7명의 우승자 1.주흥철, 2.매슈 그리핀, 3.박준원, 4.김승혁, 5.이동민, 6.김우현, 7.이기상(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KPGA

■ 2014시즌 KPGA 전반기 결산

김우현, 내친 김에 2개 대회 연속 우승까지
주흥철, 심장질환 아들과 함께 뜨거운 눈물
이기상-프러포즈·그리핀-우승키스도 감동

8개 대회 우승자 7명…후반기도 혼전 예상

‘무명 돌풍’으로 시작해 외국인 우승자의 탄생까지, 2014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전반기에는 그 어느 해보다 뜨겁고 감동적인 드라마가 쏟아졌다.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시작된 무명 돌풍은 올 전반기 가장 큰 이슈를 몰고 왔다. 이 대회 우승자 이동민(29)을 비롯해 박준원(28·코웰), 김승혁(28), 김우현(23·바이네르), 주흥철(33)은 모두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신고했다. 반면 뜨거웠던 무명들의 반란으로 인해 디펜딩 챔피언들은 수난을 겪었다. 단 한 명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 멈추지 않는 무명들의 반란

전반기 8개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자는 모두 5명이었다. 우승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군산CC오픈에서 준우승한 최준우(35), 야마하 한국경제 KPGA선수권에서 준우승한 문경준(32·휴셈)도 무명 돌풍에 동참한 조연들이다. 특히 무명들의 우승 뒤에는 가슴 뭉클한 사연이 숨어 있어 의미를 더욱 값지게 만들었다.

4월 개막전으로 열린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이동민은 10년 무명의 설움을 씻어냈다. 이어진 GS칼텍스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에서도 박준원과 김승혁이 데뷔 첫 우승을 맛봤고,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에선 김우현이 데뷔 첫 승을 쏘아 올리며 무명 돌풍을 이어갔다. 김우현은 분위기를 몰아 보성CC클래식까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KPGA 투어의 새로운 스타로 우뚝 섰다.

6월 군산CC오픈에선 감동적 드라마가 펼쳐졌다. 주흥철은 심장병을 앓는 아들을 위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룬 뒤 가족의 품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 우승 뒤에는 ‘사랑의 힘’

전반기 우승자들 가운데는 유난히 ‘사랑의 힘’을 등에 업은 스타가 많았다. 5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4년 만에 우승을 일군 이기상(28·플레이보이골프)은 시상식에서 예비신부에게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11월 결혼 예정인 그는 즉석에서 2억원이 적혀 있는 상금보드를 여자친구에게 건네며 사랑을 고백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오픈에선 김승혁이 우승 후 여자친구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양수진(23·파리게이츠)과의 교제 사실을 밝혀 팬들을 놀라게 했다. 1월에 만나 몰래 데이트를 즐겨오던 둘은 이후 당당한 연애를 시작했다. 필드에 함께 있는 둘을 만나도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전반기 마지막 대회인 KPGA선수권에서 우승한 국내 유일의 외국인선수 매슈 그리핀(호주)은 캐디로 나선 여자친구의 덕을 톡톡히 봤다. 여자친구 엘리자베스 존스턴(호주)은 골프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핸디캡 8을 자랑하는 골프광으로 전문 캐디 못지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사랑’이었다.


● 혼전 속 후반기 타이틀 경쟁 점입가경

8개 대회에서 7명의 우승자가 탄생하면서 타이틀 경쟁은 혼전으로 접어들었다. 상금랭킹은 1위부터 5위까지 60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살얼음판이다. 이기상이 2억7535만원으로 1위, 박준원이 2억7248만원으로 그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이어 김승혁이 3위(2억3832만원), 김우현이 4위(2억1509만원), 매슈 그리핀이 5위(2억1374만원)에 올라있다. 6위 박상현(31·메리츠금융그룹)은 우승 없이 2억990만원을 벌었다.

KPGA 코리안투어 후반기에는 7개 대회가 예정돼 있다. 한국오픈(10월 23∼26일·우승상금 3억원)과 신한동해오픈(11월 6∼9일·우승상금 2억원) 등 굵직한 대회가 남아 있는 만큼 누구에게나 상금왕 등극 기회는 열려 있다. 지난해 상금왕을 거머쥔 강성훈(27·신한금융그룹)은 시즌 막판 2개 대회 연속 우승(최경주인비테이셔널·한국오픈 우승)을 통해 뒤집기에 성공했다.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반기를 달군 무명들의 돌풍이 후반기에도 계속될지 지켜보는 것도 새로운 흥밋거리다. 기존 강자들의 거센 반격이 예상돼 전반기보다 더 화끈한 진검승부가 기대된다. 후반기 첫 대회는 8월 7일부터 대전 유성골프장에서 열리는 매일유업오픈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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