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호, 인생여전 ‘양배추’ 끝! 인생역전 ‘대세호’ 큐∼

입력 2014-08-29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개그맨 조세호. 사진제공|보령기획

■ 조세호 비호감 개그맨 14년 설움 날려 버리다


군복무하는 동안 “조세호로 살자” 결심
지금까지 쌓은 이미지 버리고 처음으로
각 방송사 예능프로그램 출연 종횡무진


“즐기는 자, 따라갈 자, 없다.”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그냥 개그맨에서 ‘대세호’로 불리기까지 14년이 걸렸다. 그 오랜 시간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무언가를 보여줘야 돼!”라고 조급해할 땐 ‘인생여전’이더니, 그 마음을 내려두니 ‘인생역전’을 이뤘다.

이제는 ‘양배추’라는 예명보다 조세호(32)라는 본명이 더 익숙하다. 짧게는 5분 정도의 카메오 수준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과거와 달리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KBS 2TV ‘해피투게더3’,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 ‘로맨스가 더 필요해’ SBS ‘룸메이트’ ‘스타킹’ ‘패션왕코리아2’ 등 각 방송사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걸 보면 그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준다.

“팬이라며 사진을 찍어달라는 분들도 늘어났고, 제 이야기가 기사로 나오는 것도 신기하다. 관심이 높아질 때마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 이런 관심이 익숙하지 않아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데뷔 이후 오랫동안 대중의 무관심 속에 살다 뒤늦게 조명 받는 현실이 야속할 법도 하지만 “이런 인기가 오래 가겠는가. 언제가 끝일지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살자”라는 생각만 한다고 했다.

172cm의 결코 크지 않은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에너지가 상당하다. 허스키한 목소리지만 목청은 천장을 뚫을 기세다. 어느 곳에 가서도 쉽게 기죽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다. 하지만 그도 ‘한때’ 나쁜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뭘 해도 일이 안 풀리던 시절이 있었다. 어디에 이야기할 곳도 없고. 스트레스를 풀 데가 없으니까 과음과 폭식에 빠졌다. 체중은 점점 불어나고. 가진 것이 없어도 자신감으로 살아야 하는데, 내 자신이 너무 작아보였다.”

SBS ‘룸메이트’ 출연진. 사진제공|SBS


군대가 기폭제가 됐다. 군복무를 하는 동안 ‘양배추’를 버리고 “조세호로 살아보자”고 결심했다.

“자존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날 업그레이드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버리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먼 훗날 결혼해서 ‘우리 사위 이름 혹은 우리 아빠 이름은 양배추’라고 하면 부끄럽지 않을까. 내 인생인데, 조세호라는 인물로 살고 싶었다.”

조세호는 ‘시간이 주는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오늘 아니면 안 된다. 끝이다”라는 조급증을 버리고 “즐기는 놈, 막을 자 없다는 말이 있듯, 어려움도 즐기면 된다”고 했다.

조세호는 보기와 달리(?) 패셔니스타다. 패션디자이너와 스타들이 매주 패션쇼를 꾸미는 프로그램 ‘패션왕 코리아’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패션도 즐기면 된다. 개그맨이라고 무시 받고 싶지 않았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깔끔하지 않은 모습으로 인사를 한다면 건성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 잘 갖춰 입으려는 거다. 요즘 트렌드에도 뒤쳐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면서. 하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