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없는 맨유, 날개 없는 추락

입력 2014-11-17 12:1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동아닷컴]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올 시즌에도 회생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맨유는 올 시즌에 앞서 선수를 대거 영입했음에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맨유는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안드레 에레라, 루크 쇼, 마르코스 로호, 데일리 블린트, 앙헬 디 마리아 등 역대 최고액 이적료를 퍼부으며 클럽의 쇄신을 노렸다. 이는 새로 부임한 루이스 판 할 감독에게 힘을 싣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판 할 감독은 지난 시즌 실패를 맛봤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단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맨유에 대해 “모예스보다 못하다”는 날선 비판을 던지기도 한다.

2014-15시즌 맨유는 현재 4승4무3패(승점 16)를 기록하며 아스널에 이어 7위에 머물고 있다. 모예스 감독이 최악의 시즌을 보낸 지난 시즌에도 맨유는 7위로 마감했다.


●줄부상의 악령

판 할 감독에게도 할 말은 있다. 시즌 초반부터 수비진이 붕괴하며 팀을 이끌기 힘들어졌던 것.

올 시즌 초반 필 존스와 조니 에반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후 지난 9월 크리스 스몰링이 훈련 중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마르코스 로호마저 부상을 당했다.

판 할 감독은 미봉책으로 마이클 캐릭을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데 이어 19세 수비수 패디 맥네어까지 긴급 수혈했다. 그러나 캐릭이 부상 당한 데 이어 달레이 블린트까지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무릎 인대를 다쳐 4주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맨유로의 완전 이적까지 거론됐던 라다멜 팔카오까지 부상을 당하며 공격진에도 비상이 걸렸다.

줄부상에 신음하는 맨유에 대해 판 할 감독은 “지금까지 감독생활을 해오면서 올해 만큼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적은 없었다. 너무하다. 하지만 이는 내가 견뎌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갈피를 잡지 못한 전술


올 시즌을 앞두고 판 할 감독은 스리백 전술로 시즌을 소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생각은 프리시즌 당시만 해도 성공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시즌에 돌입하자마자 맨유는 스완지와의 개막전에서 패배한 데 이어 선덜랜드, 번리와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3부리그 팀인 MK돈스와의 캐피털원컵 경기에서 0-4로 참패하며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후에도 맨유는 레스터 시티(3-5), 웨스트브로미치(2-2) 등 중하위권 팀들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시즌 운영이 힘들어졌다.

급기야 판 할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철회하고 포백 전술로 선회했다. 시즌 초반부터 현지 언론들은 “이미 포백 전술에 익숙한 선수들이 스리백 전술을 갑자기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충고했지만 판 할 감독은 끝내 밀어붙였고 그의 고집은 끝내 꺾였다.

판 할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전술 변화가) 너무 지나쳤다.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팀의 균형을 찾는 과정이다. 최근 경기들에서 우리는 실점을 최소화했다. 물론 득점이 줄긴 했다”고 밝혔다.

판 할 감독 부임 이후 갖은 우려가 쏟아진 바 있다. 모예스 감독이 이미 실패한 팀을 재건할 수 있겠느냐는 것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생소한 스리백 전술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겠느냐가 주된 우려였다.

이에 대해 판 할 감독은 “선수들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3개월이면 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맨유는 갈피를 잡지 못한 모습이다. 더군다나 판 할 감독이 기대했던 부상자 복귀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추가 부상자들이 나오고 있어 악재가 겹치고 있다.

올 시즌 4강을 목표로 했던 판 할 감독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