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51득점…김요한 부활 비결은 ‘땀’

입력 2014-12-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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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김요한. 스포츠동아DB

LIG 김요한. 스포츠동아DB

■ 역대급 성적에 도전하는 LIG 김요한

9일 삼성화재전 37득점·성공률 65% 괴력
지난 2시즌 부상에 부진…상처받은 자존심
7월 KOVO컵 전부터 맹훈련…땀의 결과물


삼성화재는 9일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진땀을 흘린 끝에 3-2로 이겼다. 박철우가 군 입대로 빠진 이후 이기는 게 더욱 힘들어진 삼성화재였다. 예전의 삼성화재, 고비를 못 넘고 스스로 허물어지던 평상시의 LIG라면 상상 못할 장면이었다.

4세트의 운명을 바꾼 주인공은 LIG 김요한(사진)이었다. 10득점을 몰아치며 76.9%의 공격성공률, 5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외국인선수 에드가를 능가하는 수치였다. 비록 파이널세트의 고비를 넘기지 못해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벗어났지만 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을 빛낸 스타였다. 최근 2시즌 동안 이런저런 부상과 이유로 공격수치가 눈에 띄게 떨어졌던 김요한은 이번 시즌 모든 수치가 상승했다.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2011∼2012시즌에 근접했다. 통산 3000득점에도 145점만을 남겨뒀다. 김요한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 상처받은 자존심과 넘버3의 책임감

이번 시즌을 앞두고 LIG는 조직력 부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을 밖에서 찾았다. 문용관 감독은 다양한 이벤트를 생각해냈다. 코트에서 똑같은 훈련을 반복해봤지만 강도만 높아졌을 뿐 문제는 여전했던 점을 감안했다.

선수들이 한 배를 타고 경쟁을 하는 조정도 했고 맨손으로 암벽도 등반했다. 국내 최고 높이에서 번지점프도 했다. 지리산도 종주했고 오대산도 올랐다. 모든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김요한이었다. 주장 하현용과 함께 앞장섰고 항상 1위를 했다. 오대산 정상에도 가장 먼저 섰고 무시무시한 번지점프도 첫 번째로 해냈다.

김요한이 시즌을 앞두고 마음가짐을 달리한 이유가 있었다. 상처받은 자존심 때문이었다. 한때 V리그 최고연봉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그 앞에 다른 선수들이 있었다. FA(프리에이전트) 2년차에 3억원이 넘었던 연봉도 깎였다. 5억원을 받는 입단동기 한선수(대한항공)나 FA선수로 좋은 대우를 받은 유광우(삼성화재)와 비교하면 더욱 마음이 상했다.



책임감도 변신을 요구했다. 강윤명 사무국장은 “이경수 하현용에 이어 팀의 3번째 선참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입맛에 맞지 않은 토스가 오더라도 후배 세터들을 다독여가며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후배를 위한 마음씀씀이는 코트 밖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이효동의 생일선물로 고급 운동화도 선물했다. 살갑게 먼저 다가서는 선배를 후배들은 잘 따른다.


● 2시즌 연속 발목 잡았던 부상 악령에서 벗어나다

2011∼2012시즌 김요한은 개인통산 최고성적을 올렸다. 113세트에 출전해 671득점을 기록했다. 그 시즌 LIG는 외국인선수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 2시즌 째 활약하던 밀란 페피치가 부상을 당했다. 어쩔 수 없이 김요한에게 라이트 자리를 맡겼다. 공격을 전담하는 위치에 서자 공격능력은 더욱 빛났다. “토종선수 가운데 가장 2단 볼을 잘 때리고 파괴력이 있는 선수”라는 배구계의 평가를 입증시켰다. 외국인선수 이상의 활약이었다.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 두 시즌 동안 부상이 찾아왔다. 손등 골절로 출전이 줄었다. 다행히 이번 시즌은 아직 부상이 없다. LIG가 유일하게 KOVO컵에서 우승했던 2012년 김요한은 MVP(최우수선수)였다. 7월 KOVO컵을 앞두고부터 김요한은 많은 준비를 했다. 우승을 노렸다. 그때부터 꾸준하게 준비하며 흘린 땀의 결과가 최근 수치다. 시즌 전의 전지훈련 때부터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땀이 새로운 선수로 만들었다.


● 아직은 화룡점정 못한 LIG와 김요한

김요한의 성적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에드가보다 많은 득점을 하며 평균 수치를 넘어서는 날 팀은 졌다. 다른 선수들이 활약을 빛내주지 못했다. 9일 삼성화재전은 그래서 상징적이었다. 37득점, 65.45%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도 졌다. 에드가가 27득점에 그쳤다. 범실은 28개로 삼성화재의 17개보다 11개나 많았다.

트리플크라운도 한 차례 눈앞에서 놓쳤다. 아직 화룡점정을 하지 못했지만 김요한의 최근 성적은 이번 시즌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벌써 지난 시즌의 공격수치에 다가섰다. 레프트로 상대의 서브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리시브 부담까지 안고 올린 수치다. 문용관 감독은 “리시브만 더 잘해주면 최고의 선수”라고 단언했다. V리그 팬들은 아직 김요한의 한계치를 보지 못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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