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용수 코치 하루만에 취소…왜?

입력 2014-12-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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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 발표 후 ‘대한야구협 징계 중’ 통보받아
아마-프로 징계 협약 없어 문제…개정 필요

롯데가 김용수 전 감독을 코치로 영입했다 하루 만에 취소한 사연은.

시계를 2년 전 쯤으로 돌려보자. 2012년 11월 대한야구협회(KBA)는 심판에게 식사비조로 100만원을 건넨 중앙대 김용수 감독에게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내렸다. 해당 심판도 함께 징계를 받았지만 법정 소송을 하는 등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KBA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달리 징계 사실을 외부에 공식 발표하는 내규가 없어 이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2009년을 끝으로 LG 코치를 그만 둔 김용수 감독이 모교 중앙대 사령탑을 맡은 지 몇 해 안됐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여러 소문이 많았다.

롯데는 유망주 육성을 위한 베테랑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이종운 감독의 요청을 받고 16일 김용수 전 감독을 코치로 영입했다.

LG의 유일한 영구결번 스타, 현역시절 선발과 마무리로 각각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던 김 전 감독의 프로 지도자 복귀에 롯데는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영입 하루 만에 김 전 감독이 현재 징계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절차상 문제될 부분은 없다.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대한야구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가 징계를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규약 상 명시된 부분은 없다”고 밝힌 후 “다만 규약 개정의 필요성에 양쪽 모두 공감해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조만간 최종 조율을 마친 후 발표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감독의 코치 영입 발표 이후 KBO는 롯데에 먼저 연락을 취해 ‘코치 등록 시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통보했다. 롯데는 즉각 계약을 취소했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우리의 불찰이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징계에 관한 상호 규약은 없으나 아마추어 야구를 총괄하는 기구의 징계인 만큼 이에 대한 뜻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KBO와 KBA는 1982년 처음 프로와 아마추어에 관한 협정서를 맺었고 2013년까지 총 8차례 개정했다. 주 내용은 고교 및 대학 학생 선수들과 프로 팀들의 계약 절차다. 프로팀이 계약한 신인 선수의 중학교에 계약금의 3%, 최종학교(고교 혹은 대학)에 7%를 지급한다 등의 지원 협정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징계에 대한 협정은 없다. 현 협정서만 보면 프로에서 영구제명을 받은 선수도 대학 및 초중고에서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KBA 징계 중인 김 전 감독의 경우를 포함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크기 때문에 조속한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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