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파격, “용병타자 3월에 뽑을 수 있다”

입력 2014-12-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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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외국인타자 영입 시점을 놓고, 파격을 주기로 했다. 외국인타자를 뽑아서 스프링캠프에 참가시키는 ‘불문율’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SK 고위관계자는 “외국인타자를 3월에 뽑고 싶다”는 의중을 표시했다. 3월이라면 사실상 시범경기부터 외국인타자가 합류하는 셈이다.

물론 의도적으로 늦게 뽑을 생각은 아니다. 다만 현재 용병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어 시간에 쫓겨 섣부르게 달려들다간 리스크가 높은 선수를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다는 내부적 반성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용병 시장에서 쓴맛을 보면서 SK는 “비싸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민경삼 단장이 12월 초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을 다녀오며 이런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언젠가부터 한국 프로야구단이 용병 에이전트들의 ‘호구’가 돼 있고, 1월15일 캠프에 들어가기 전까지 라인업을 완성하려는 욕심에 한국 구단끼리 경쟁이 붙는 사태가 초래하는 몸값 거품을 보고 느낀 성찰이다.

사실 SK는 외야수 제이슨 프라이디와 계약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나 프라이디의 약물 경력 탓에 생각을 접었다. 한편으론 SK 외야자원이 충실하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2루수를 영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는데 마땅한 매물이 안 보인다.

이에 SK는 2루수 보강을 최우선으로 두되,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3월이면 메이저리그 캠프에서 탈락되는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라 때를 기다리는 전략이다. 실제 SK는 당시 메이저리그 도전을 했으나 기회를 놓친 카도쿠라 켄(현 삼성 투수코치)을 2009년 3월에 영입해 재미를 봤었다.

굳이 3월까지 안 기다려도 그 전에 좋은 선수가 포착될 수 있다. 핵심은 SK가 ‘굳이 서두르지 않는’ 스텐스를 정한 대목이다. SK 관계자는 “만약 1월 15일 캠프 출발 때까지 외국인타자를 못 뽑는다고 해도 우려스런 시선으로 봐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흔들리지만 않으면 외국인타자를 천천히 뽑아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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