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김에 2년연속 우승 캡틴 도전” 예비 FA 박석민의 못 말리는 열정

입력 2015-01-1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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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스포츠동아DB

“저도 2년 연속 ‘우승 주장’ 해봐야죠.”

삼성 박석민(30·사진)은 올해 ‘예비 FA’다. 그런데도 삼성의 새 주장이 됐다. 주장은 개인의 성적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까지 두루 챙겨야 하는 자리. 그래서 예비 FA 선수들은 주장을 부담스러워 한다. 이미 완장을 차고 있다가도 FA를 앞두고 벗어 버리는 선수들이 많다. 박석민은 그 반대다. 선수들이 직접 뽑았기에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는 “사실 나도 조금 부담스러워서 고사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선수들의 의견이 모아져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며 “주장이라고 특별히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다 알아서 잘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석민은 뭐든지 열정적으로 한다. 일단 주장이 된 이상, 그 자리에서도 한 획을 그어보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2년 연속 ‘우승팀 캡틴’이다. 앞선 주장들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뜻에서다. 박석민은 “진갑용 선배가 2년간 우승하고 주장에서 물러났고, 최형우 형도 다시 2년 연속 우승해서 통합 4연패에 성공했다. 나 역시 2년간 우승을 하고 떠나자는 생각을 해봤다”고 했다.

박석민의 소원이 이뤄진다면, 더 큰 의미도 생긴다. 삼성은 올해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 내년부터는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짓고 있는 새 야구장에서 뛴다. 현재 공정률이 50%를 넘어섰고, 내년 2월 완공이 목표다. 박석민은 “지금 야구장에서의 마지막 우승, 첫 야구장에서의 첫 우승을 내가 주장으로서 함께 하고 싶다”며 “나 혼자 생각이긴 하지만, 참 예쁜 그림이 그려지지 않겠느냐”고 웃어 보였다.

물론 개인의 성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삼성은 지난해 말 투수 윤성환과 안지만에게 각각 4년 기준 80억원과 65억원을 안겼다. 박석민도 “두 선수를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은 해봤다”며 웃었다. 그러나 FA 계약은 어차피 시즌이 끝난 뒤의 일이다. 그에게는 눈앞으로 다가온 스프링캠프와 또 한 번의 정규시즌이 더 중요하다. 박석민은 “수치상의 목표는 전혀 없다. 골든글러브에도 연연 안 한다. 몸 관리만 잘 되면 성적은 자신 있기 때문에 안 아프고 꾸준히 경기에 나가는 데 가장 신경 쓰겠다”며 “유일한 목표가 있다면 팀의 통합 5연패뿐”이라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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