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스포츠동아DB
“평범한 신인이었던 내게 큰 기회 감사”
프로야구선수들은 3연전 첫날이면 상대팀에서 자신과 인연이 있던 지도자나 선후배들을 찾아가 인사를 나눈다. KBO리그만의 독특한 문화다. 경기 전 상대팀과는 눈도 잘 마주치지 않는 미국에서 뛰었던 외국인선수들도 이 같은 정다운 모습에 금세 녹아든다. 몇 해 전 이야기지만, 넥센에서 뛰었던 덕 클락은 한화와 경기 때면 어김없이 옛 은사였던 김인식 감독을 찾아가 정중하게 인사하고 통역 없이 손짓 발짓으로 안부를 묻기도 했다.
롯데 박세웅(사진)은 9일 kt와의 사직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프로 첫 은사인 조범현 kt 감독을 찾아가 인사했다. 박세웅은 이날 경기 종료 후 다시 kt 덕아웃으로 뛰어가 조 감독에게 또 한번 인사했다. 경기 전에는 3연전 첫날이라 인사했고, 경기 후에는 함께 이적했던 포수 안중열이 아직 조 감독에게 인사를 드리지 못했다고 해서 다시 옛 스승을 찾았다.
이제 팀이 달라졌지만 박세웅은 항상 애틋한 마음으로 kt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박세웅은 “평범한 신인이었던 내게 큰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항상 감사한다. 언론을 통해 칭찬을 많이 해주시기도 했다. 롯데에서 큰 기회를 얻은 것도 모두 그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에서 훌륭한 투수로 성장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제 갓 스무 살이지만, 박세웅은 kt에서 안면을 텄던 기자들을 만나면 “(조범현) 감독님께 안부 전해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속이 깊다. 조 감독은 자신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박세웅에게 “팔 스윙이 간결해진 것 같다. 그림이 좋다. 잘 먹고 잘 쉬고 열심히 해라. 항상 응원하고 있다”며 애정 어린 덕담을 건넸다.
사직|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