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앞에선 우정을 잠시 접어둬야 한다. FC서울 차두리(왼쪽)와 수원삼성 정대세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지만, 경기장 안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차두리와 정대세가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틀 후 슈퍼매치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서울·수원의 ‘창과 방배’ 대결 승부의 키
에이스 박주영 vs염기훈, 공격포인트 기대
젊은피 박용우 vs 권창훈,허리싸움도 관심
FC서울과 수원삼성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최고 라이벌전인 ‘슈퍼매치’가 27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4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즌 첫 맞대결에선 수원이 서울에 5-1 대승을 거뒀다. K리그 통산 상대전적에서도 수원이 32승16무25패로 앞서있다. K리그에서만 역대 74번째 슈퍼매치를 앞둔 양 팀 선수간의 라이벌 구도를 살펴봤다.
박주영-염기훈(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에이스’ 박주영(서울)VS염기훈(수원)
냉정하게 보면 ‘대세’ 염기훈(32)에게 박주영(30)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염기훈은 올 시즌 K리그 14경기에서 7골·7도움으로 경기당 1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맹활약하고 있다. 그 덕분에 대표팀에도 다시 뽑혔다. 그는 4월 슈퍼매치에서도 1골·2도움으로 수원의 대승을 이끌었다. 반면 박주영은 올해 서울로 복귀해 11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아직 100%의 경기력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서서히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 침묵했던 박주영이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으면 팀이 4월 패배를 설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우정보다 승부’ 차두리(서울)VS정대세(수원)
차두리(35)와 정대세(31)는 한때 독일에서 함께 뛰며 우정을 쌓았다. 2013년 나란히 K리그에 몸담으며 라이벌전에서 적으로 싸우고 있다. 둘은 25일 열린 슈퍼매치 사전 기자회견에서 서울과 수원을 대표하는 선수로 나란히 참석해 선전을 다짐했다. 올 시즌 첫 대결에선 정대세가 웃었다. 차두리는 선발로 출전했다가 전반에 부상을 입어 교체됐다. 정대세는 경기 후반 차두리가 없는 서울의 오른쪽 수비를 집요하게 공략해 혼자 2골을 뽑았다. 최근 족저근막염으로 재활을 겸해 휴식을 취한 차두리는 이번 경기를 통해 팀에 복귀한다. 시즌 2번째 대결에선 둘 중 누가 축하인사를 받을지 궁금하다.
박용우-권창훈(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대표 젊은 피’ 박용우(서울)VS권창훈(수원)
박용우(22)와 권창훈(21)은 두 팀의 젊은 선수들 가운데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인 박용우는 부상자가 여럿 발생한 서울 수비의 새 얼굴로 11경기에 출전했다. 박용우의 등장으로 서울은 수비가 한층 안정됐다. 스리백의 한축을 담당하는 그는 경우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나선다. 프로 3년차 권창훈은 수원 미드필드의 새 바람이다. 수원 유소년클럽 출신인 권창훈은 올해 16경기에서 1골을 기록 중이다. 베테랑이 많은 수원 중원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혔고, 올림픽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선발출전이 유력한 둘은 양 팀 허리싸움의 운명을 가를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