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vs 서정원…웃고 있는 두 남자, 웃는 게 아니다

입력 2015-06-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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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속에 감도는 비장함!’ FC서울 최용수 감독(왼쪽)과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이 슈퍼매치를 이틀 앞둔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담소를 나누던 도중 웃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감춰져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최용수 “받은 만큼 돌려준다” vs 서정원 “슈퍼매치는 즐거움”
27일 서울 vs 수원 자존심 건 빅뱅



최용수 감독 “1-5 대패 안방서 설욕”
서정원 감독 “빈틈없이 준비하겠다”


으르렁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승리를 향한 집념만큼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FC서울 최용수(42) 감독과 수원삼성 서정원(45) 감독이 시즌 2번째 슈퍼매치인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8라운드 맞대결을 이틀 앞둔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란히 필승을 다짐했다. 서울이 설욕할지, 수원이 2연속 추억 쌓기를 할지 27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정된다.

서울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다짐이다. 4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1-5로 대패했다. 기억하기 싫은 순간이다. 기자회견에서 최 감독은 “받아들일 수 없는 참담한 패배”라고 돌이켰다. 그 경기 이후 선수들이 위기 속에서 지금까지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왔고, 절실함으로 준비 자세가 잘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던 서울은 최근 6경기에서 3승2무1패를 기록하며 어느새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 감독이 승점 3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지나친 과욕을 염려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받은 만큼 돌려주자는 복수심이 강하게 분비돼 있는 것 같은데, 자칫 화를 부를 수 있기에 진지하게 임하겠다”며 “승리에 대한 강박관념보다 정상적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주문하겠다. 홈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그 이상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서 감독은 “1차전 대승에 젖어있지 않다. 이미 추억”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이어 “앞선 2경기에서 경기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2차전(슈퍼매치)에서도 우리의 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서 감독의 말대로 수원은 1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4골을 몰아넣었다. 특히 이 경기는 ‘안방불패’였던 제주를 눌러 값진 승리였다. 21일 리그 1위 전북현대와의 홈경기에선 지난해 득점왕이었던 산토스(30)가 2골을 넣으며 시즌 초반의 부진을 완벽하게 털어낸 모습을 보이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 감독은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며 짧지만 굵은 필승의지를 드러냈다.

두 감독은 1차례씩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릴 만한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최 감독은 수원이 1차전을 이겼지만 현재 2위인 것에 대해 “먼발치로 달아난 것도 아니다”고 했고,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들이 1-5로 졌다라고 생각해보자’고 되물었다”고 했다. 슈퍼매치에 대한 견해도 확연히 엇갈렸다. 최 감독은 슈퍼매치에 대해 “반드시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하는 게임”이라며 이를 갈았지만, 서 감독은 “나의 축구인생에서 즐거움”이라며 끝까지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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