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갈취·횡령·승부조작…유도계 비리 심각

입력 2015-06-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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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승부조작 수사 진행 중
불구속기소 유도인만 무려 40명

남종현 대한유도회장의 ‘맥주컵 폭행’으로 한꺼번에 악재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처럼 비쳐지지만, 그동안 국내유도계는 비리의 백화점처럼 썩을 대로 썩어있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발표에 따르면, 1984년 LA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이자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대표팀 감독이었던 안병근 용인대 교수는 전국체전에 선수들을 차출시키는 제도를 악용해 금품을 갈취했다. 유도계 관계자는 25일 “전국체전에 선수가 출전하려면 연고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 연고지를 결정하는 것이 애매하다. 안 교수는 한국유도의 최고 명문학교인 용인대 교수라는 신분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다 적발된 것 같다”고 말했다.

비단 유도만의 문제는 아닐 터이다. 전국체전에서 성적을 내고 싶은 지방자치단체가 연고 관계가 없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제도의 맹점에서 비롯된 사태다. 안 교수는 용인대 일부 제자들을, 유도에서 메달을 따고 싶은 지자체에 보내고 뒷돈을 챙기다 적발됐다. 유도인은 “관례라고 말하고 싶지만 통장에 돈이 오갔다면 관례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안 교수 외에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현 남자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조인철 감독이 용인대 교수를 역임하며 받은 후원금을 주식투자와 유흥비 등 개인적 용도로 쓴것이 적발된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밖에 아직 전국체전에서의 승부조작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적발돼 불구속기소 처분을 받은 유도인만 40명에 달한다. 국가대표 감독 출신 지도자뿐 아니라 심판위원장, 실업팀 감독, 전국 11개 시·도체육회 및 시·도유도회 관계자까지 광범위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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