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노장 이현일, 4연속 올림픽 출전?

입력 2015-07-2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셔틀콕의 간판스타로 활약해온 이현일(MG새마을금고)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노려볼 수 있는 세계랭킹 17위에 올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국가대표팀을 은퇴한 그가 내년 리우행에 성공한다면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스포츠동아DB

男단식 세계랭킹 17위…16위땐 출전권
대표팀 재합류 제안 후배들 위해 고사중


배드민턴은 올림픽 주요 종목 중에서도 체력소모가 극심한 스포츠로 꼽힌다. 21점 3세트제로, 정해진 시간이 없어 공격과 수비 모두 극한의 운동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 영향으로 다른 종목들에 비해 선수들의 은퇴도 빠르다. 세계적 선수들이 모이는 국가대표팀은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진다.

그러나 35세의 나이로 여전히 남자단식 세계랭킹 17위에 올라있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이현일(MG새마을금고)이다. 배드민턴에선 세계랭킹 16위부터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는다. 만약 이현일이 내년 16위 안에 진입하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현재 한국대표팀 남자단식에서 이현일보다 높은 랭킹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7위 손완호(27·김천시청)뿐이다.

이현일이 내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한다면 그동안 그 어떤 국내배드민턴선수도 이루지 못한, 올림픽 4회 연속 출전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2004년 아테네에서 올림픽을 처음 경험한 이현일은 2008베이징올림픽과 2012런던올림픽에서 잇달아 남자단식 4위에 올랐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세계 최고 무대에서 연거푸 4위를 차지했다.

이현일은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요청으로 후배들을 위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했고,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다시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개인 후원사의 지원을 받으며 국제대회에 참가해왔다. 소속팀과 대한배드민턴협회도 오랜 시간 한국셔틀콕을 위해 힘써온 공로를 인정해 이를 승인했다.

이현일은 ‘한국선수들은 최대한 피하겠다’며 국내대회 일정이 겹치지 않는 국제대회에서 뛰었다. 올 1월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1위, 2월 태국 인터내셔널 챌린지 1위, 5월 뉴질랜드 오픈 1위, 오스트레일리아 오픈 9위, 인도네시아 오픈 9위에 오르면서 세계랭킹도 17위까지 치솟았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이현일과 2차례 올림픽을 함께한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는 23일 제58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춘천 봄내체육관에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랭킹이 된다면, 지금처럼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할 것이 아니라 국가대표팀에 들어와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뛰자고 했다. 4회 연속 올림픽 참가는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본인은 후배들을 생각해 고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MG새마을금고도 이현일이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올림픽에 도전한다면 적극적으로 후원할 계획이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선전이지만 여러 가지 딜레마도 있다. 대표팀 합류를 완곡히 거절한 마당에, 대표팀 후배들의 올림픽 출전권이 줄어드는 원치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춘천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