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파랑새의 집’, 채수빈 열애설만 남긴 아쉬운 종영

입력 2015-08-10 0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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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는 집을 찾지 못한 듯하다.

'파랑새의 집'이 9일 27.5%(닐슨코리아·전국 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회보다 5.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종영했다. 그러나 방영 내내 20%대 수치를 줄곧 유지하며 시청률 40%를 보장한다는 KBS 주말드라마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부진의 가장 큰 문제는 작가 교체에 따른 개연성 부족이다. 최현경 작가가 4회까지 대본을 집필했으나 건강상의 문제로 하차했고, KBS2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박필주 작가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작가가 바뀌면서 드라마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혹평이 지대하다.

작품은 삼포세대의 현실을 함께 겪고 있는 부모와 자녀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막장 없는 드라마를 기획 의도로 내세웠다. 극 초반 김지완(이준혁), 한은수(채수빈), 장현도(이상엽), 강영주(경수진) 네 배우를 중심으로 뻗어가는 관계 변화가 궁금증을 유발하며 전개에 탄력을 부여했다.

하지만 ‘재미가 없어 시청률을 포기해야 한다’는 착한 드라마 딜레마에 빠진 듯 ‘파랑새의 집’ 시청률은 좀처럼 반등하지 않았다.

이에 극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끼리의 복수,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 등 본질을 흐리는 무리수를 두며 시청자로부터 ‘지금 뭐 하는 겁니까’라는 따끔한 비난을 들었다.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은 주객전도다.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주연 배우의 열애설이 더 화제가 된 것이다.

여주인공 채수빈은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선수와의 열애설로 ‘파랑새의 집’을 제대로 홍보했다.

실제로 누리꾼은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종영 소감을 전한 채수빈에게 열애설로만 반응했다. 잠깐의 화제는 됐을지언정 데뷔 1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배우에게는 분명 득이 되지 않는 현상이다.

우리는 설득력 잃은 캐릭터 설정이 난무한 가운데서도 연기력 하나로 승부를 본 배우를 이미 여러 번 경험한 바 있다. 이는 신인 배우 채수빈이 달성하기엔 어려운 과제다. 그럼에도 연기력에 대한 비평조차 이뤄지지 않는 점은 배우로서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파랑새의 집’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후속 작 ‘부탁해요, 엄마’에게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방송의 한 관계자는 “KBS 주말드라마의 ‘퐁당퐁당’ 징크스가 정말 있는 것 같다”며 “차기작에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고두심, 유진, 이상우 등 쟁쟁한 배우들이 포진한 ‘부탁해요, 엄마’가 KBS 주말드라마의 명성을 회복시킬지 오는 15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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