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전고투’ KIA가 등수와 관계없이 얻을 것들

입력 2015-09-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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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시즌 전만해도 KIA의 예상순위는 하위권이었다.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너무나 떨어져있었다. 하지만 현재 KIA는 ‘없는 살림’ 속에도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힘겹게 5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기적과도 같은 레이스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부족한 전력을 짜내는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하지만 이들이 쉽게 5위 싸움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KIA 김기태 감독은 “지금 순위 싸움이 젊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잘 된 것과 잘 안된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이겼을 때 기쁨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금 시간이 더 나은 내일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사실 순위 경쟁에서 멀어졌을 경우, 긴장감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대부분 하위권으로 떨어진 뒤, 시즌 막판 ‘리빌딩’을 외치는 팀들이 우를 범하는 경우다. 어린 선수들이 아무리 경기에 나간다 하더라도 경험치 측면에선 크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쌓는 경험은 질적으로 다르다. 김 감독도 “승패와 관계가 없으면 벤치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위해 긴장감이 지속된다면, 내년을 위해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했다.

KIA는 지금 선발로테이션도 채우지 못할 만큼 부족한 자원으로 ‘돌려 막기’를 하고 있다. 당장 주말 삼성전 선발투수도 쉽게 결정하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김 감독은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 항의를 하다 그라운드에 눕고, 규칙상 허용되지 않는 황당한 시프트를 시도하면서도 마음은 한결같다. 자신을 통해 보고 느끼는 게 있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 선수들은 이러한 김 감독을 보면서 각오를 다진다.

만약 KIA가 5위 싸움에서 밀려난다 하더라도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에도 5위 경쟁에 그친 다른 팀보다 더 값진 수확이 있을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가 끝나가고 이제 마지막 단거리 레이스가 남았다. 등수와 관계없이 그 속에서 얻은 ‘경험’의 가치는 클 것이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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