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안전펜스 ‘최적’…관중석·덕아웃 ‘불편’

입력 2015-09-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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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준공 검사를 끝내고 모습을 드러낸 고척스카이돔의 외관. 야구공 실밥 형상을 한 구조물이 눈길을 모은다. 고척|김종원기자 won@donga.com

■ 고척스카이돔에 직접 가보니…

ML 전용 토사·안전펜스 15㎝ 두께 보호패드
1만8076석 관중석 앞뒤 간격 좁아 이동 불편
지하 불펜 계단 가파르고 높아 선수부상 우려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이 마침내 완공됐다. 서울시는 15일 준공검사를 끝낸 기념으로 미디어데이를 열고 언론에 내·외부 경관과 시설물을 공개했다. 실제로 둘러본 결과, 장점들과 더불어 보완할 점들도 눈에 띄었다.


● 담백한 외관

외관은 힘차게 뻗어가는 야구공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은빛의 유선형이다. 지붕에는 소음을 차단하면서도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투명차음막을 세계 최초로 설치해 낮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밝았다. 관중석은 1∼4층, 총 1만8076석. 내야 1만1657석, 내야 테이블석 524석, 외야 5314석, 회전형 장애인석 38석, 스카이박스 216석, 다이아몬드석(포수 후면석) 304석으로 구성됐다. 콘서트 등 문화행사 때는 2만5000여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 그라운드 상태는 OK

고척스카이돔은 공연 등 문화행사도 함께 개최하지만, 가장 큰 고객은 프로야구다. 그라운드는 프로야구를 치르기에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홈플레이트부터 외야 좌우펜스까지 99m, 중앙펜스까지 122m다. 펜스 높이는 4m로, 목동구장(2m)보다 높다. 그라운드에서 지붕까지 높이는 일본 도쿄돔보다 5m 높은 67.59m. 특히 메이저리그 그라운드 키퍼의 자문을 받아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저리그 전용 토사를 까는 등 최적의 그라운드 컨디션을 구현했다. 이날 여자야구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이광환 서울대 감독은 “흙, 잔디 등 그라운드 규모와 상태는 프로야구를 하기에 손색없다. 최상의 상태다”고 말했다.


● 안전그물과 안전펜스에도 신경


안전펜스에는 두께 15cm의 보호패드를 적용했다. 메이저리그 규정(7cm)보다 2배 이상 두껍다. 백스톱 안전그물도 눈길을 끌었다. 기존 3mm PE망보다 2mm나 얇은 1mm 다이니마 고강도 섬유망을 사용해 마치 그물이 없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1·3루 구간의 그물은 철재기둥을 없애고 천정에서 전자동으로 내려오는 와이어 방식을 채택해 시야간섭을 최소화했다.


● 이동하기 불편한 관중석

협소한 공간에 1만8076석의 관중석을 만들다보니 관중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듯하다. 명당으로 평가받는 다이아몬드석마저도 불편했다. 포수 자리에서 14m밖에 떨어지지 않아 경기를 실감나게 볼 수 있고 가죽시트로 만들어진 의자는 안락했지만, 의자 앞뒤 간격이 좁은 데다 의자가 중단 없이 길게 늘어서 있어 안쪽의 누군가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서면 10여명이 함께 일어서거나 다리를 웅크릴 수밖에 없다. 내·외야 관중석도 마찬가지.

포수 후면석인 다이아몬드석. 가죽 시트로 된 팔걸이의자는 안락함을 주지만, 앞뒤 간격이 너무 좁아 팬들이 경기 도중 이동에 불편함을 느낄 듯하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예상되는 선수단의 불편

불펜을 지하에 만들었는데, 덕아웃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매우 가파르고 높아 자칫 발을 헛디디면 심각한 부상을 당할 위험성도 있어 보였다. 덕아웃 위 지붕도 없다. 이광환 감독은 “뒤통수에 팬들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지붕이 없으니 조명도 바로 덕아웃으로 비쳐 선수들의 눈도 피로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달 전 KIA 타격코치는 타석에 들어서본 뒤 “조명이 밝은 것은 좋은데 타자의 시선을 자극한다. 요즘 추세와는 달리 전광판도 한 가운데 있어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는 영상 처리 등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벤치의 대타 요원이 배트를 휘두르며 몸을 풀 공간도 없어 보였다. 또 외야 워닝트랙이 색상(빨간색)으로만 구분돼 있는데, 인조잔디를 흙으로 교체하는 작업도 필요할 듯하다.

고척스카이돔은 공간이 협소해 불펜을 지하에 만들었다. 그러나 등판을 지시 받은 투수가 이곳에서 덕아웃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해 부상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덕아웃에 지붕이 없어 선수들이 등 뒤로 팬들의 시선을 느낄 수밖에 없다.(아래사진) 선수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덕아웃에 지붕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고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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