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다저스, 깊어지는 3선발 고민

입력 2015-09-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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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선발투수 브렛 앤더슨(오른쪽)과 포수 AJ 엘리스가 16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 4회 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NL 디비전시리즈서 메츠와 격돌 유력
앤더슨·우드·볼싱어 3선발 후보 고민
잘나가던 터너 ‘무릎 부상’도 PO 악재

사실상 내셔널리그는 플레이오프 진출팀의 윤곽이 드러났다. 22일(한국시간) 현재 중부지구의 세인트루이스(94승56패)가 가장 먼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서부지구의 LA 다저스(85승64패)도 13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매직넘버 7을 기록하고 있다. 동부지구에선 뉴욕 메츠(85승65패)의 우승이 유력하다. 단판승부로 펼쳐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피츠버그(90승60패)와 시카고 컵스(88승62패)의 대결로 사실상 정해졌다. 심지어는 디비전시리즈 대진도 이미 확정적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팀이 세인트루이스와 맞붙고, 다저스와 메츠가 격돌한다. 남은 것은 어느 팀이 홈 어드밴티지를 확보하느냐뿐이다.

다저스는 최근 홈 6연전에서 3승밖에 따내지 못했다. 애리조나를 상대로 2승1패를 기록했지만, 강정호가 부상으로 이탈한 피츠버그에는 1승2패로 밀렸다. 피츠버그전에선 다저스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플레이오프에서 싸울 팀을 상대로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컵스에만 4승3패로 우세할 뿐 피츠버그(1승5패), 세인트루이스(2승5패), 메츠(3승4패)에는 열세를 보였다.


● 터너의 무릎 부상

저스틴 터너(30)는 올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비록 규정타석에 들지 못하고 있지만, 15홈런을 때려 지난 시즌까지 기록한 통산 홈런수와 타이를 이뤘다. 55타점으로 2011년 메츠 시절 기록한 51타점을 이미 뛰어넘었다. 백업 내야수로 활약하던 터너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자, 다저스는 3루수 후안 우리베를 시즌 도중 트레이드했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 막판 터너가 무릎 통증을 호소해 비상이 걸렸다.

21일 피츠버그전에는 알렉스 게레로가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시즌 초반 주로 대타로 나서며 홈런포를 펑펑 터트리던 게레로는 5월 이후 타율 0.199, 출루율 0.228, 장타율 0.347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어 돈 매팅리 감독의 고민이 크다. 플랜B는 슈퍼 루키 코리 시거를 3루수로 돌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손가락 부상을 입은 유격수 지미 롤린스의 회복이 더뎌 현재 시거가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다. 롤린스가 돌아오기 까지 터너의 공백을 메울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다저스의 현주소다.

그나마 주전 2루수 하위 켄드릭이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함에 따라 매팅리 감독은 체이스 어틀리를 3루수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일부터 3루 수비 훈련에 나선 어틀리가 비교적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 매팅리 감독을 안도하게 만들었지만, 어깨가 약하다는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 의문이다.

터너의 공백은 특히 공격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팀내 홈런 3위, 타점 2위를 기록 중인 터너가 당분간 출전하기 힘들어 우타자 부족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LA다저스 알레스 우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깊어가는 3선발 고민

지난 2년간 다저스는 플레이오프에서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 로테이션을 앞세우고도 세인트루이스의 벽에 막혀 월드시리즈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올해는 류현진의 이탈로 확실한 3선발 없이 단기전을 치러야 한다. 7전4승제로 펼쳐지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3선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부분의 팀들은 7차전 시리즈의 경우 4선발까지 내세우지만, 다저스는 3선발로 어느 투수를 낙점해야 할지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처지다. 올 시즌 1000만달러에 1년 계약을 한 브렛 앤더슨이 한 발 앞서고, 알렉스 우드와 마이크 볼싱어가 뒤를 받치고 있다. 트레이드 마감에 맞춰 영입한 맷 레이토스가 3패, 방어율 6.66의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쫓겨났기 때문에 이 3명 중에서 3선발을 정해야 한다.

LA다저스 마이크 볼싱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그러나 3명 모두 상대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지니고 있지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앤더슨(9승9패·방어율 3.52)은 21일 현재 168.2이닝을 던져 180안타를 허용한 반면 탈삼진은 112개에 그치고 있다. 우드(4승4패·방어율 3.83)도, 볼싱어(6승4패·방어율 3.26)도 기대에 차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역사상 최고의 원투펀치인 커쇼와 그레인키의 조합만으로는 월드시리즈를 제패하기가 쉽지 않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매팅리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어떻게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지 벌써부터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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