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타입비, 실력파 힙합듀오의 ‘새로운 도전’

입력 2015-10-22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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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듀오 타입비(지뉴, 이삭)가 힙합계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각각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그들은 심기일전 끝에 ‘타입비’라는 팀을 결성했다.

타이틀곡 ‘필링 다운(Feeling Down)’은 타입비가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신나는 템포의 멜로디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곡. 어느 세대가 들어도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하는 그들은 대중적 힙합을 표방한다.

“‘필링 다운’은 대표님이 직접 작곡한 곡이에요. 상당히 흥겨운 분위기라서 녹음할 때도 재밌었어요. 작사를 할 때는 스트레스를 버리고 맘껏 놀아보자는 느낌을 담으려고 했어요. 사람사이에도 첫 느낌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노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처음 멜로디를 느낀 그대로 가사를 붙였어요.” (지뉴)

두 사람의 만남도 그랬다. 첫 느낌이 남달랐다. 아이돌그룹 빅터와 M.I.K에서 데뷔한 그들은 2년 전 우연한 기회로 처음 만났다. 각자 팀에서 래퍼를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쉽게 친해졌다. 목소리 톤에 걸맞게 지뉴는 로우, 이삭은 하이 파트를 맡았다.

“지뉴 형이 했던 빅터라는 그룹의 팬이었어요. 실제 형이 했던 가사도 다 외우고 있었죠. 사실 5살 차이거든요. 적지 않은 나이차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낌이 왔어요.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강화카드를 만난 느낌이랄까요. 배울 점도 많고 서로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이삭)

“저도 그 의견에 적극 동의해요. 예전에 빅뱅의 탑과 지디의 기사를 봤어요. 한명은 초코고 한명은 아몬드라고 했어요. 전혀 다르지만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표현하더라고요. 타입비도 서로 다르지만 둘이 만났을 때 ‘2’가 아닌 그 이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뉴)


그들이 팀 결성 이후 정식 데뷔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랜 연습생 신분으로서 대중의 빛을 받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연습생 시절에는 데뷔가 전부였어요. 하지만 데뷔하고 나면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죠. 주변 연습생 친구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연습생들 생활이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위너의 민호도 예전에 BOM이라는 아이돌이었죠. 이후 YG에 들어가면서 팬들도 많이 생기고 그랬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다보면 빛을 보는 것 같아요. 이제 우리도 제대로 기회를 잡았으니 보여드릴 일만 남았네요.” (이삭)

다행히도 대한민국의 힙합음악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 힙합을 주제로 하는 방송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힙합음악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만큼 힙합뮤지션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점차 늘고 있다. 힙합음악을 추구하는 가수들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과거에 비해 힙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그만큼 힙합뮤지션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는 점은 기쁜 일이죠. 하지만 ‘쇼미더머니’에 진출한 사람들이 힙합을 잘 하는 사람들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못하는 것처럼 보일까 두려워요. 결론은 랩 실력만으로 대중들에게 평가를 받아야죠. 그건 우리가 넘어야 할 관문인 것 같아요. 랩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우리는 좀 더 대중적인 힙합을 하고 싶어요.” (지뉴)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음악성을 인정받기란 쉽지 않다. 그러한 점에서 타입비는 ‘무지개’ 같은 음악을 희망했다. 대중과 소통하며 다양한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음악의 범주를 크게 잡고 싶어요. 신나는 곡으로 나오면 같이 신나게 즐겨주시면 좋겠고 슬픈 곡으로 나오면 함께 슬퍼해줬으면 좋겠어요. 너무 한 방향으로 가다보면 지치는 느낌이 있으니까요. ‘무지개’ 자체가 우리의 색이었으면 해요. 딱히 정해진 색이 없어서 위험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색으로 대중에게 접근하고 싶어요. 물론 국내외 팬들 모두에게요.” (이삭)

타입비는 실제 국내 활동뿐만 아니라 해외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벨기에, 네덜란드 같은 유럽 스케줄도 소화한다. 타입비는 바쁜 스케줄에 매일이 행복하다.

“바쁘니까 참 좋아요. (웃음) 국내 아이돌 팀들을 보면 유럽을 가는 경우는 드물더라고요. 국내에서는 지지하는 가수들 아니면 반응을 잘 안 해주시는데 외국은 신인도 반겨주시더라고요. 초청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기회가 온 만큼 더욱 잘하고 싶어요.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상관없으니 불러만 주시면 우리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요. 앞으로도 좋은 힙합으로 인사드릴 게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AQ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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