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왜 넥센 타자들은 포스팅에서 강할까.
2014년 강정호(28·피츠버그·사진)에 이어 2015년 박병호(29)가 미네소타의 선택을 받았다. 강정호는 당시 김광현(SK), 양현종(KIA) 등 KBO리그 대표 투수들의 포스팅 결과가 실망스러웠던 상황을 딛고 500만2015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기록했다. 박병호도 1285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으로 KBO리그 4년 연속 홈런왕의 자존심을 살렸다.
투수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성공적 포스팅은 현재까지 넥센 출신 두 타자뿐이다. 세상에는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 단순히 ‘강정호와 박병호가 출중한 선수’라는 편의적 해석이 아니라, 이들이 넥센 소속이 아니었다면 이런 잠재력의 폭발이 가능했을까를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넥센은 선수를 팀플레이에 끼워 맞추는 야구가 아니라,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해 팀을 이끌게 하는 야구를 지향한다. 지도자 위주가 아니라, 선수의 천부적 개성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이런 팀 문화에서 지도자가 설정한 틀을 벗어나 타자들은 마음껏 휘두르고 달릴 수 있다. 넥센 야구가 희생번트가 적은 것은 타자친화적인 목동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한 데 따른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팀의 방향성도 그랬던 것이다. 예를 들어 김하성(20) 같은 선수가 20홈런-20도루에 홈런 1개만 부족한 의외의 장타력을 보여준 것도 그런 효과였다.
이런 넥센의 야구 컬러는 2016년 고척스카이돔으로 옮겨서도 추구될 듯하다. 항간에는 ‘넥센이 기동력과 수비력의 팀으로 변신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넥센의 육성을 바탕으로 한 ‘강한 라인업’ 지향성은 변함이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내부에서 나온다. 경기도 화성 2군에 외국인인 쉐인 스펜서를 필드코디네이터(2군 감독), 브랜든 나이트를 투수코디네이터로 임명한 것도 그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