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만의 B.A.P’ 불씨는 되살렸지만, 진성성은 “글쎄…” [종합]

입력 2015-11-15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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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S엔터테인먼트

계약분쟁으로 인한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B.A.P라는 그룹의 불씨는 확실히 살아있었다. 그러나 팬들을 애타게 했던 계약분쟁과 관련해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것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B.A.P는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네 번째 미니앨범 'Matrix'의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1년 5개월여만의 컴백을 알렸다.

B.A.P의 이번 컴백이 더욱 주목을 받은 이유는 지난해 11월 멤버들이 제기한 전속계약해지 소송 이후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이기 때문으로, 그만큼 소속사도 또 팬들도 B.A.P의 '기 살려주기'에 힘을 쓴 모습이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2300여 관객들은 물론이고, 티켓을 구하지 못했지만 공연장 주변의 이벤트를 즐기는 팬들도 수백여명에 달했다.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 역시 공연전부터 'Matrix'의 타이틀곡인 'Young, Wild&Free'의 뮤직비디오 트레일러에 등장한 거대 사자상을 DDP내에 설치하고 마스코트인 마토끼의 특별 무대를 설치하는 등 성대한 컴백식을 준비했다.

본 공연 역시 화려했다. 대형 무대 세트는 물론이고 감각적인 오프닝 영상까지 단독 공연을 방불케하는 규모와 퀄리티로 쇼케이스를 자축했고, 팬들 역시 B.A.P 특유의 호루라기 응원을 이어가며 열렬한 지지를 보내주었다.

또 하나 눈길을 끈 점은 아시아는 물론 유럽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던 B.A.P인 만큼 외국 팬들의 비중이 유난히 높았다는 것으로, TS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예매 당시에는 외국 팬들의 비율이 2~30%였는데, 현장구매까지 합산하니 3~40%가 외국인 팬인 거 같다"라고 설명해 여전히 해외에서의 높은 인기를 보여주었다.

그러다보니 B.A.P 멤버들 역시 공연 중간 한국어, 중국어, 영어, 태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컴백인사를 건네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날 쇼케이스를 통해 B.A.P의 불씨는 확실히 살아났고, 그 열기는 만만치 않다는 것은 확인했다. 다만, 성급하게 불씨를 키우려다 되려 이를 꺼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번 쇼케이스는 사실상 미니 팬미팅 및 콘서트 형식을 진행됐으며, 그나마도 팬이나 취재진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었다. 또 B.A.P 멤버들 역시 멘트보다는 무대에 집중한 모습이었고, 두 세번의 토크 타임은 신곡 소개나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지금의 B.A.P에게 가장 궁금한 점은 계약분쟁 후 다시 원소속사로 돌아오게 된 이유와 현재의 상황으로, 이와 관련해서는 영재가 "지금은 모두가 좋게 해결이 됐다"라고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물론 가수로서 팬들에게 가장 좋은 대답은 좋은 무대겠지만, 스스로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며 뛰쳐나갔던 소속사에 불과 9개월만에 다시 돌아온 점은 어느정도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또 돌아온 B.A.P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국만리까지 찾아온 각국의 팬들을 위해서라도 현재 멤버들의 상황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공연한 우려와 각종 루머를 불식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일 터이다.

팬들은 '모르는 척' 해 주는 거지 정말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럼 사단을 일으킨 당사자가 먼저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다.

갓 되살아난 불씨에 무작정 장작을 집어 넣으면 불은 오히려 꺼지고 만다. 마찬가지로 TS엔터테인먼트와 B.A.P에게 지금 필요한 건 장작이 아니라 불씨를 더욱 강하게 할 산소인 셈으로, 화려한 쇼케이스도 좋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확실한 해명이 없으면 겨우 되살아난 불씨를 다시 꺼트리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사진|TS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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