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이호 감독(가운데 정면 모습)이 16일 밤 갑작스레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 입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박종익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게 됐다. 스포츠동아DB
이 감독, 평소에도 혈압·당뇨 증세
복귀시점은 추이 지켜본 후에 결정
여자프로배구 도로공사가 시즌 도중 감독대행체제를 운영한다. 도로공사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호(사진) 감독이 건강문제로 감독직 수행이 어렵다는 뜻을 전해와 18일 대전에서 벌어지는 인삼공사와의 경기 때부터 박종익 감독대행체제로 시즌을 치른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16일 밤 대전 원정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 갑자기 몸에 이상증세를 느껴 병원에 입원했다. 구단 관계자는 “평소에도 감독의 건강이 좋지는 못했다. 혈압이 약간 있고, 당뇨 증세도 있다고 들었다. 갑자기 연락이 와서 병원에 입원한다고 해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집과 가까운 경기도 용인의 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공사는 18일 인삼공사전에 이어 26일 흥국생명과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7일 현재 2승4패, 승점 8로 5위에 머물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 연고지 김천으로 이전했고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기대가 컸지만, 그만큼의 성적은 나오지 않고 있다.
특급 외국인선수 니콜의 공백이 커 보이고, 주전 라이트 문정원이 2015∼2016시즌을 앞두고 훈련하던 도중 큰 부상을 입어 전력에 큰 구멍이 뚫렸다. 게다가 팀의 고질적 약점인 레프트에서의 낮은 높이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시즌을 앞두고 기대했던 2년차 하혜진 카드는 리시브 불안으로 아직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황민경-김미연-고예림 카드로 버티고 있다.
도로공사는 성적 부진에 따른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입원한 것으로 의심하는 눈초리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시즌 초반이라 성적 부담을 가질 상황은 아니다. 물론 감독은 성적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겠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감독은 경기의 승패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힘든 직업이다. 더욱이 이 감독은 올 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아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많았다. KOVO컵 때도 의욕이 지나쳐 작전지시 때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즌에 돌입해서는 베테랑들을 믿고 의지하며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로 팀을 이끌려고 노력했다.
구단은 향후 상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언제 이 감독이 복귀할 것인지, 시즌 끝까지 대행체제로 가는 것인지에 대해선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감독의 의지와 몸 상태다. 당분간은 이 감독의 치료 경과를 본 뒤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구단은 “우선 이호 감독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종익 감독대행은 2013∼2014시즌부터 수석코치로 일해 선수들과 친화력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004년 여자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구단은 “코치 시절부터 팀과 함께해온 박 감독대행이 팀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뛰어난 친화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