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신태용 감독 “예측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라“

입력 2015-12-10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먼저 예측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라!” 올림픽축구대표팀 출범 이후 신태용 감독이 매번 강조하고 있는 얘기다. 신 감독이 7일부터 서귀포축구공원에서 시작된 전지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자신의 이 같은 축구철학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신태용 감독의 특명

올림픽대표팀 제주 훈련서 축구 기본 강조
“창의적 플레이 정답 없다…스스로 찾아라”

“얘들아, 자꾸 말을 해야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 것 같아?”

제주 서귀포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올림픽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입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이런저런 지시를 끊임없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이야기가 있다. ‘축구의 기본’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내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 대비한 소집훈련이 시작된 7일부터 ‘기본’이란 단어가 쩌렁쩌렁 훈련장을 울린다.

1일차 훈련이 진행된 7일 서귀포축구공원. 1시간 반 가량의 공식 풀 트레이닝이 끝난 뒤 올림픽대표팀 신태용(45) 감독은 모든 선수들을 한 곳으로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빙 둘러선 선수들을 하나하나 지목했다. “○○, 너는 축구의 기본이 뭐라고 생각해?” 예상치 못한 물음에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오래 전부터 ‘신태용호’에서 함께 해온 이들도,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똑같았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좀처럼 시원스러운 대답이 나오지 않자 답답한 표정의 신 감독이 툭 던진 한마디. “먼저 예측하고, 생각하고, 움직이라!”

이는 올림픽대표팀 출범 이후 반복된 신 감독의 철학이다. 상대 움직임을 미리 예상하고, 동료들이 어떻게 플레이할지 생각해야 유기적 전술과 전략이 원활히 표출된다는 의미다. 선수들도 동감했다. 수비수 구현준(22·부산 아이파크)은 “전부 맞는 말씀이다. 주변 상황을 먼저 살피고,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2일차인 8일 진행된 체력테스트에서 강철 피지컬을 뽐내며 1위를 차지한 미드필더 유인수(21·FC도쿄)도 “앞을 보고, 공과 상대 위치를 바라보며 움직여야 팀플레이가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혼자 생각만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전원이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는 것도 필수다. 훈련장 한복판에 선 김기동(44) 코치는 “서로 이름을 부르고 말을 많이 하라”고 외쳐댔다. “네가 움직일 때, 동료를 호출하고 위치를 조정해야지! 안 그러면 계속 포인트가 겹쳐!”

골키퍼(GK)들을 지도하는 이운재(42) GK코치라고 예외가 아니다. 그는 ‘왜’를 강조했다. 팀의 최후방 보루인 GK의 활동폭은 그리 넓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수비의 마지막이자, 공격의 시발점이다. 우리 진영에서 상대 진영으로 전개하는 빌드-업은 대개 GK의 발에서 시작된다. 정확한 볼 배급이 필수다. “왜 이렇게 볼을 캐치해야 하는지, 왜 저렇게 킥을 차면 안 되는지 늘 생각하라고.”

앞서 신 감독은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 정답을 말해주지 않겠다. 스스로 찾아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짧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GK 이창근(22·부산 아이파크)은 “선생님들(코칭스태프)이 ‘하고 싶은 대로’, ‘눈치 보지 말고’, ‘억제하지 말고’ 플레이하라고 한다. 말처럼 쉽진 않지만 기본을 바탕으로 우리만의 축구를 완성하겠다”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