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장희진 “20대 때 철벽치던 나…많이 후회된다”

입력 2015-12-1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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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희진 “20대 때 철벽치던 나…많이 후회된다”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빈틈 없는 탄탄한 스토리로 사랑을 받았지만 이를 떠받치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빛을 발했다.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문근영은 물론 피해자 김혜진 역을 맡은 장희진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은 적재적소에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고 드라마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특히 장희진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등장 때마다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후반부에서 김혜진의 안타까운 사연이 밝혀질수록 이를 표현하는 장희진의 연기력도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캐릭터의 중요성을 알았어요. 비록 분량을 적었지만 (김)혜진이의 죽음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니까 임팩트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정도로 칭찬해 주실 줄은 몰랐죠. 분량보다는 캐릭터에만 집중을 해서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그는 이런 성과에 대해 "대중과 타협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본인 스스로의 욕심보다는 대중들이 그에게 원하는 이미지에 맞춰주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예전에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의 배역 아니면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역할만 하다보니까 답답함을 느꼈었어요. 이런 것만 잘하는 건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 작품에 참여할 때 분량이나 주연이나 조연인지를 따졌죠. 그러다가 작품에 참여하는데 집중했어요. 왜냐하면 진심으로 연기를 잘하고 싶었으니까요."

'연기를 잘하고 싶다'라는 바람은 배우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 같지만 이런 마음을 품고 있다는 자체가 내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걸 의미한다. 장희진 역시 "30대가 되고 '톱스타가 되어서 성공할거야'라는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놓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여배우라는 직업은 불편하고 아이러니한 직업이에요. 배우로서 연기를 잘하려면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데, 여배우이기 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으니까요. 저도 20대 때 괜한 소문을 안 만들려고 스스로 벽을 치고 살았는데 솔직히 후회해요. 그래서 이제는 저에 대해 모르는 타인의 말들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고요."


20대의 야망을 치우니 정작 장희진의 눈은 맑아졌다. 무엇을 보고 어디로 가야할지가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 욕심을 부릴 때 오히려 작품의 결과가 더 안좋았어요. 그러면서 점점 저의 부족함도 깨달았고요. 그래서 그 후로 연기만 생각하려고 했죠. 이제는 '톱스타가 되겠다', '정상에 서겠다'는 것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을 뿐이에요."

장희진은 이제 더이상 초조해 하지 않는다. 여배우로서의 불편함보다 작품에서 연기를 할 수 있을 때의 즐거움을 아는 시기가 왔다. 때로는 성공하겠다는 욕심도 가져보고 그 야망을 내려놓았을 때의 좌절감도 겪어봤기 때문에 지금의 장희진이 있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좀 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여배우로서가 아니라 인간 장희진으로서 주변 사람들도 챙기고 진짜 놓치면 안되는 것들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더좋은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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