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정문홍 대표 “나도 할 말 있다”

입력 2015-12-28 0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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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는 앞으로 한·중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세계적인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이번 상하이 대회는 그 출발점이다.”

한국 종합격투기 MMA(Mixed Maritial Arts) 단체이자 ‘한국 격투기의 자존심’ 로드FC(Road Fighting Championship) 정문홍(41) 대표가 로드FC를 글로벌 스포테인먼트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정 대표는 7월 로드FC 도쿄 대회에 이어 26일 중국 상하이 동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중국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로드FC를 명실상부한 국제격투기대회로 업그레이드시켰다.

-‘로드FC 중국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중국대회를 평가한다면….

“그동안 UFC를 비롯한 많은 격투기 단체들이 중국에 진출하려 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로드FC가 격투기 단체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 것이다. UFC 보다 먼저 성공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데 의미가 있다. 14억의 중국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이번 대회가 이례적으로 국영방송인 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생중계돼 로드FC를 알릴 수 있어 기쁘다.”

-로드FC가 글로벌 스포테인먼트 기업을 선언했는데 구체적인 청사진은 무엇인가.

“중국 진출을 준비하며 텐센트, 치후360, 바이두, 샤오미, 카카오 등 거대 기업들과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향후 이들과 게임, VR(Virtual Reality), 애니메이션, 영화, 엔터테인먼트, 전자상거래 등 공동사업을 전개할 것이다.”

-그럼 로드FC의 격투기를 포기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로드FC는 모기업으로 더 굳건하게 키울 것이다. 다만 사업영역이 확장되면 일정한 시점에 능력이 뛰어난 후배에게 CEO를 물려줘 경영을 맡길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과 로드FC를 분리해 경영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정 대표는 이미 행동에 옮겼다. 로드FC는 5개의 거대 기업과 중국의 20개 게임 퍼블리셔가 합작해 ‘격투게임연맹(MMA ACT)’을 창립, 내년 상반기 게임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진출하는 첫 걸음인 셈이다.

-이번 대회부터 타이틀 스폰서가 치후360에서 샤오미로 바뀌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문제’가 있어서 바뀐 것이 아니다. 치후360과 샤오미 등은 모두 든든한 사업파트너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타이틀 스폰서는 제휴를 맺은 5개 기업이 돌아가며 할 수도 있다. 그만큼 탄력적이란 의미다.”

-샤오미의 타이틀 스폰서 금액을 공개할 수 있나.

“샤오미는 시가 총액 50조원의 세계 IT벤처기업 1위다. 정확한 금액을 공개하는 것은 사업 파트너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물품 등 연간 베이스로 총액 100억원 이상이라는 정도로만 알아 달라. 로드FC는 샤오미와의 제휴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중국대회부터 게임 룰을 변경했는데….

“룰을 변경한 것은 로드FC가 격투기 본래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몸짓이라고 보면 된다. 지루한 ‘굳히기’보다 파이팅 넘치는 ‘기술’을 더 요구하는 것이 룰 변경의 핵심이다. 선수들에겐 ‘안전’을 보장하고,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관객들은 과거보다 더 익사이팅한 경기를 보게 될 것이다.”

로드FC는 중국 대회부터 신규정을 적용했다. 선수들에게 치명적 부상을 야기하는 엘보(팔꿈치) 공격을 금지하고, 머리에 대한 킥도 금지시켰다. 또한 채점기준을 라운드별 승리제에서 총점제로 변경해 1,2라운드서 진 선수가 3라운드에 역전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로드FC가 소속 선수들을 UFC에 보내는 데 인색하다는 말이 있다.

“오해에서 비롯된 말이다. 로드FC는 소속 선수들을 헐값에 UFC에 양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킬 뿐이다. 선수를 데려가려면 정당한 대가를 줘야 하는 것이 상도의 아닌가. 또한 한국 리그가 성장해야 선수들의 미래가 있다. 진심으로 격투기 선수를 위한다면 로컬 대회를 키워야 한다.”

정 대표는 인터뷰 내내 자신 있는 목소리로 로드FC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시선은 한국을 넘어 세계에, 과거보다는 미래에 방점이 찍혀있는 듯했다. 격투기 선수 출신의 정 대표가 이젠 글로벌기업가로 ‘정글의 케이지’에서 어떤 파이팅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하이(중국) l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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