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앞줄 오른쪽)가 15일(한국시간) UAE 두바이의 알 와슬 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북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 전북현대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2016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진행 중이다. 동계전지훈련지로 낯선 중동에 캠프를 차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는데, 더욱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독일 분데스리가 명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전북과 도르트문트는 15일(한국시간) 두바이 알 와슬 스타디움에서 맞붙었다. 전북의 1-4 대패로 끝났지만,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조직력을 자랑하는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전훈을 시작한지 열흘도 채 되지 않은 전북도 물러서지 않는 뚝심을 보여줬다.
● 홈경기 운영 방불케 한 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는 전북을 초청하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였다. 자신들이 캠프를 차린 두바이에서 차량으로 1시간 반 가량 떨어진 아부다비에 머물고 있는 전북을 불러들이기 위해 기존 계획된 연습경기까지 취소했다. 도르트문트는 오직 이 경기를 위해 약 5만유로(6600만원)의 경비를 썼다.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쏟은 돈으로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당연히 도르트문트가 모든 마케팅 권리를 가졌다. 중계권과 A보드 광고권은 물론, 입장권 50UAE디르함(약 1만5000원)에 전면 유료로 진행한 관중수입 등을 챙겼다. 3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아 유럽과 아시아 대표 클럽의 흥미로운 격돌을 지켜봤다. 여기에 A매치를 방불케 하는 수많은 경호인력을 임시로 고용해 안전을 보장했다. 사전 허가된 독일과 현지 취재진 소수에게만 AD카드를 지급했다.
● ‘빨리빨리’ 갑작스러운 몸만들기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에서 국가대표 골키퍼 권순태로 캡틴을 바꾼 전북은 다음달 1일까지 이어질 UAE 전훈 동안 8차례 연습경기를 계획했다. 체력 및 전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도 좋지만, 많은 실전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그래도 도르트문트전은 좀 빨랐다. 단기간 몸을 만들었다. 하루 2차례 이어진 풀 트레이닝에 녹색전사들은 녹초가 됐지만 잘 따라줬다. 휴식기에 틈틈이 몸을 만든 결과다. 도르트문트의 왼쪽 풀백으로 전북을 상대한 박주호는 “비 시즌임에도 전북이 만만치 않았다. 팀이 잘 갖춰졌다”고 칭찬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전력을) 만드는 시간이다. 예전에는 약한 상대부터 차츰 강한 상대로 바꿔나갔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됐다. 나쁠 건 없다. 잘하고 있다”며 웃었다.
두바이(UAE)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