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오레올(왼쪽)이 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상대 블로커 사이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구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스피드 배구’의 힘…명가재건 신호탄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창단 최다연승은 2005∼2006시즌의 15연승이었다. 정확히 10년이 흐른 ‘2015∼2016 NH농협 V리그’에서 이제 10연승을 달성했다. 명가재건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역대 최대 혼전으로 꼽히는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재미와 스타일을 모두 잡았다’는 찬사를 들으며 결과까지 최상을 향해 치닫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17 20-25 25-20 25-27 15-11)로 승리했다. 최태웅 감독(40) 취임 이래 현대캐피탈이 선언한 ‘스피드배구’가 자리를 잡았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스피드배구는 플레이어 전원이 자기에게 세터의 볼이 날아들 것이라는 생각 아래 동시에 움직인다. 속공 스피드에서 공격템포가 나온다. 이 때문에 상대 블로커의 예측과 대응이 어렵다.
현대캐피탈은 양 사이드에 문성민과 오레올이라는 탁월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고, 최민호와 신영석 등 센터진의 높이도 훌륭하다. 여오현이라는 최고 리베로도 갖췄다. 최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이 보배들을 하나로 묶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손해보험에서 영입한 프로 2년차 세터 노재욱은 최 감독이 구상한 ‘스피드배구’를 실행하는 아바타처럼 기능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배구는 소위 ‘몰빵배구(외국인 공격수 1인에게 의존하는 배구)’를 탈피했기에 현란하고 흡입력이 빼어나다.
10연승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벤치의 최 감독도 선수들과 담소를 나누며 경기를 지휘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연승이라 분위기가 좋아 그런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배구를 하자는 최 감독의 지론이 올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 배구에 융화된 외국인선수 오레올은 34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 KB손해보험전 5전 전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승점 58점(20승8패)으로 1위 OK저축은행(20승8패·승점 62점)을 추격했다. KB손해보험(7승21패·승점 20점)은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만족했다.
구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