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희 “할머니는 가라? 아직 못 간다고 전해라”

입력 2016-02-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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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임영희. 스포츠동아DB

36세 불구 28경기 평균 13.4점 ‘토종 1위’
“‘할머니 가라’ KEB하나 박감독님, 보셨죠?”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KEB하나은행 박종천(56) 감독은 “할머니들은 가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이 언급한 ‘할머니들’은 30대 중반의 노장선수들을 뜻하는 것으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KEB하나은행이 이들을 꺾고 말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할머니들’의 활약은 여전하다. 특히 우리은행의 최고참 임영희(36·사진)는 올 시즌에도 전성기의 기량을 뽐내며 팀의 4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임영희는 11일까지 올 시즌 28경기에 출전해 평균 13.4점(6위)·4.4리바운드·3.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13.4점은 6개 구단 국내선수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3점슛 성공률도 35.4%(99개 시도·35개 성공)로 KB스타즈 정미란(36.2%)에 이어 2위다.

임영희는 “내 스스로는 박(종천) 감독님의 말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KEB하나은행과의 경기 때면 코칭스태프나 주변으로부터 ‘할머니는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했다”며 웃었다.

임영희는 비 시즌에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훈련했고, 2015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중국 우한)가 끝난 직후에는 소속팀에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쉴 틈이 없었다. 임영희는 “힘이 들기도 하지만, 위성우 감독님이 늘 ‘나이 든 티를 내지 말라’고 이야기하신다. 잘 참아가면서 시즌을 치렀다. 일단 일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30대 중반이 되니까 한 살 먹을 때마다 회복이 더디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도 아직은 기량을 더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 감독님이 ‘할머니들은 가라’고 하셨지만, 좀더 하고 가겠다”며 베테랑다운 여유를 보였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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