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의 이유 있는 ‘노 사인’

입력 2016-02-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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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승패 연연하지 않고 연습경기 끝까지 작전 안 내
경기 스스로 풀어가도록 유도 “감독 시선으로 봐라”


KIA 김기태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노 사인(No Sign)‘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연습경기 연패 탈출이 큰 화제였지만, 정작 코칭스태프는 승패보다 더 중요한 지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KIA는 18일 일본 오키나와 긴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연습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하며 연습경기 11연패를 끊었다. 김기태 감독 부임 후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거둔 첫 승리였다. 지난해 9전 전패를 포함해 올해도 1무2패를 기록 중이었다.

모처럼 거둔 승리에 입가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경기 흐름을 한 번 떠올려봐라. 만루 상황도 있었고 추가점을 낼 상황이 있었다”면서 “각자 직접 감독이 한 번 돼봐라”는 말을 남겼다.

감독이 되어보라는 말, 선수들이 직접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사인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스스로 진루타를 치고, 점수를 만드는 능력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김 감독은 경기 중에 덕아웃 뒤편에서 수차례 아쉬운 장면을 곱씹었다. 4-0이 아니라, 10-0이 될 수도 있는 경기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승리에도 문제점을 분명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만루에서 쉽게 추가점을 내는 방법, 주자 1·2루 상황에서 진루타를 만드는 방법 등을 스스로 깨우치길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감독은 스윙이 어떤지, 공이 어떤지 신경 안 쓴다. 자기 위치에서 뭘 할지 생각하라”며 ‘생각하는 야구’를 강조했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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