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유머1번지’ 방송 400회 맞아

입력 2016-02-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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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2월 23일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덕분에 이제는 누구나 알게 됐지만, “반갑구만! 반가워요∼”라는 극중 김성균의 ‘대사’는 개그맨 이봉원의 것이었다. 김성균은 드라마에서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회자된 당대의 유행어를 새롭게 유행시켰다. 그 대부분은 KBS 2TV ‘유머1번지’를 통해 사람들의 입에서 떠돌았다.

‘유머1번지’가 1991년 오늘 방송 400회를 맞았다. 1983년 4월2일 방송을 시작한 ‘유머1번지’는 당시만 해도 MBC ‘웃으면 복이 와요’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웃으면 복이 와요’가 구봉서, 배삼룡 등 노장들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유머1번지’는 여전히 나설 공간 많았던 젊은 개그맨들의 무대였다. 전유성, 임하룡, 김형곤, 심형래, 최양락, 이봉원, 엄용수, 장두석, 김한국, 정명재, 김정식, 이경래, 이상운. 조금산, 양종철, 김종국, 이창훈, 오재미…. 그 많은 개그맨들이 프로그램을 책임졌다. 이성미, 임미숙, 팽현숙, 김미화, 이경애, 김지선 등 개그우먼들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유머1번지’는 다양한 코너를 스튜디오에서 녹화해 방송하는 프로그램으로, 숱한 코너는 유행어의 산실이 됐다. 이봉원이 조금산과 함께 “반갑구만! 반가워요∼”를 탄생시킨 ‘북청물장수’(사진)를 비롯해 코너 제목 자체가 유행어가 된 ‘동작그만’, ‘영구 없다’의 ‘영구야 영구야’. “일주일만 젊었어도”의 ‘젊은 오빠’ 임하룡이 이끈 ‘청춘을 돌려다오’, “실례 실례합니다” “실례 실례하세요”의 ‘실례송’을 히트시킨 ‘부채도사’ 등이었다. 최양락과 김학래는 “괜찮아유∼”라는 충청도 사투리를 제목 삼아 유행어를 낳았다. “잘 돼야 될텐데” “잘 될 턱이 있나?” “딸랑딸랑∼! 저는 회장님의 종입니다” 등이 회자된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은 사회 풍자의 대명사로도 꼽히며 한때 논란과 화제의 사이를 줄타기했다.

‘동작그만’ 등 일부 코너가 2000년대 KBS 2TV ‘개그콘서트’ 등을 통해 ‘리메이크’될 만큼 ‘유머1번지’는 여전히 한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무대로 남아 있다. 김형곤과 양종철 등 일부 개그맨은 이제 고인이 되었지만 그들이 자아낸 웃음은 ‘불후의 명작’으로 시시때때로 추억되곤 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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