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최진호·김도훈…“해외투어 재도전” LA결의

입력 2016-02-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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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 LA 인근 엔젤레스 내셔널파크골프클럽에서 함께 전지훈련 중인 최진호(오른쪽)와 김도훈은 선후배를 떠나 진한 동료애를 나누며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LA(미국 캘리포니아 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해외전훈 함께 하며 목표달성 의기투합

남자 프로골프의 선후배 최진호(33·현대하이스코)와 김도훈(28·JDX멀티스포츠)이 ‘LA결의’를 통해 2016년 ‘비상’을 다짐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엔젤레스 내셔널파크골프클럽의 드라이빙 레인지.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지 2주째인 최진호와 김도훈이 강렬한 태양 아래서 드라이브 샷을 펑펑 날렸다. LA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이 골프장은 일본의 골프스타 마쓰야마 히데키가 미국에서 홈코스로 사용하는 골프장이다. 이날 최진호와 김도훈이 연습하고 있는 드라이빙레인지 뒤쪽에서는 중국 여자골프의 박세리로 불리는 펑샨샨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둘은 LA 한인타인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두고 매일 자동차로 30∼40분씩 달려 골프장에 온다. 골프장에 도착하면 오전 9시, 오후 5시까지 훈련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투어 경험에선 12년차 최진호가 8년차 김도훈에 비해 한참 선배. 그러나 함께 훈련하는 동안에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동료이다. 최진호는 “도훈이는 후배지만 해외투어 경험이 훨씬 더 많아 배울 점이 많다”면서 “특히 일본에서 오랫동안 뛰었기에 투어 분위기가 어떤지 또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지 많이 들려준다”며 후배의 어깨를 다독였다. 후배 김도훈은 선배와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그는 “작년에도 하와이에서 진호형과 함께 훈련했는데 잘 챙겨주고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최진호와 김도훈은 투어에서도 제법 성공을 거뒀다. 최진호는 KPGA투어 통산 4승을 기록했고, 김도훈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김경태, 강성훈, 김도훈(KPGA회원번호 753)과 함께 골프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2009년 KPGA투어 신인상을 차지했고, 2010년 동부화재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늘 평탄한 길만 걸어온 건 아니다. 최진호는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가 3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김도훈은 작년까지 6년 동안 활동해온 일본투어 시드를 잃고 올해 국내로 컴백한다. 다행히 아픈 경험은 둘을 한 계단씩 성장하게 만들었다. 최진호는 “미국 PGA투어 Q스쿨에 3번이나 응시했는데 모두 떨어졌다. 하지만 떨어질 때마다 그만큼씩 실력이 늘어났다. 그리고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다”며 재도전의 의지를 보였다. 김도훈은 올해 국내에서 자리를 잡은 뒤 다시 해외투어 도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김도훈은 “일본에서 떠밀리듯 돌아왔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일본으로 갈지 아니면 PGA투어에 도전해 볼지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진호와 김도훈은 앞으로 3주 동안 함께 훈련하며 땀 흘릴 예정이다. 따로 스윙코치도 없고 10∼20명씩 함께 하는 단체훈련도 아니라서 계획된 훈련 일정도 없다. 모든 건 둘이 상의해서 결정한다. 자칫하면 나태해질 수도 있지만 최진호와 김도훈은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어 한시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최진호는 “프로골퍼들에게는 겨울 훈련이 1년 농사를 결정짓는다.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진다”면서 “도훈아, 우리 올해는 기필코 목표를 이루자”며 후배를 데리고 다시 타석으로 돌아갔다.

LA(미 캘리포니아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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