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캡처] ‘대배우’ 엔딩 크레딧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입력 2016-03-23 16:0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엔딩 크레딧(Ending credit). 영화의 끝 부분에 나오는 작품 참여자의 명단을 일컫는 용어다. 출연 배우를 비롯해 프로덕션 스태프 등 제작진의 이름이 롤업 방식으로 나열되는 식이다.

엔딩 크레딧은 한 작품을 위해 땀과 시간을 쏟은 사람들을 보여주는 장치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 하지만 일부 관객은 영화가 끝나고 나면 엔딩 크레딧이 미처 마치기도 전에 상영관을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영화 관계자들은 관객의 발걸음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NG 영상을 엔딩 크레딧에 함께 배치하는 등의 방법을 썼다. 대표적으로 마블은 엔딩 크레딧 이후에 다음 시리즈물의 힌트를 담은 쿠키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마블 무비를 찾는 관객들은 결코 서둘러 나가는 법이 없다. 최근에는 영화 ‘동주’가 주인공 윤동주와 송몽규의 사진과 연대기를 담은 엔딩 크레딧으로 관객의 시선을 더 오래 머물게 하기도 했다.


마블작과 ‘동주’의 엔딩 크레딧 못지않게 영화 ‘대배우’의 그것 또한 조금 특별하다.

‘대배우’는 20년째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이 영화계에 도전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공감 코미디 영화다. 박찬욱 사단 출신인 석민우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오달수의 자전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고군분투하는 무명 배우의 스토리를 그린 만큼 많은 조·단역들이 출연한 ‘대배우’. 엔딩 크레딧에는 이들의 실제 오디션 영상이 그려진다. 각각의 진심 어린 사연이 극 중 장성필의 열정 넘치는 오디션 영상을 떠오르게 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더욱 먹먹하게 만든다.

곧이어 오달수와 윤제문이 연극 배우로 극단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재생된다. 영상 아래에는 1998년 10월이 찍혀있다. ‘대배우’ 속 장성필과 설강식이 마치 영화에서 끝나지 않고 실존하는 인물인 듯한 착각과 감동을 안긴다. 대중이 알기 전의 활력(?) 넘치는 20대 오달수와 윤제문을 보는 재미는 보너스다.

인상적인 엔딩 크레딧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배우’는 충무로의 ‘천만 요정’ 오달수와 믿고 보는 윤제문 이경영이 뭉친 작품으로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