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드 농구’ 오리온, ‘포스트 농구’에 맞서다!

입력 2016-03-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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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헤인즈. 스포츠동아DB

헤인즈 등 포워드 주축으로 챔프 도전
KCC 하승진~힐 막강 포스트 극복과제


무게감 있는 센터의 존재는 우승의 필수요소다. 특히 장신선수 자원이 부족한 국내프로농구에선 센터의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 농구의 특성상 센터가 강한 팀일수록 안정적인 골밑 득점과 제공권의 우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프로농구(NBA)를 비롯한 세계무대에선 가드, 포워드가 중심이 되고 센터가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인사이드 공간 활용을 위해 센터가 외곽슛까지 던지는 ‘스트레치형’ 빅맨이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스티븐 커리(28), 클레이 톰슨(26) 등 슈터가 중심이 된 골든스테이트가 2014~2015시즌 NBA 정상에 서며 ‘점프슛 팀은 우승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깼다.

그러나 보수적 성향이 강한 국내프로농구에선 여전히 정통 센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 남자프로농구 역대 우승팀들은 모두 강력한 포스트 자원을 보유했다. 포워드 중심의 농구를 구사한 팀들이 간혹 있었지만, 번번이 포스트가 강한 팀에 무릎을 꿇었다.

2013~2014시즌에는 SK가 애런 헤인즈~박상오~김민수~최부경 등의 포워드에 가드 김선형을 내세워 정상 등극을 노렸지만 강력한 포스트를 구축한 모비스에 힘없이 무너졌다. ‘포워드 농구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인식이 더 깊숙이 박혀버렸다.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 우승을 노리는 오리온은 헤인즈(199㎝)~문태종(197㎝)~이승현(197㎝)~김동욱(195㎝)~허일영(197㎝) 등 포워드를 주축으로 한 팀이다. 팀의 유일한 센터 장재석(203㎝)은 이들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포워드 중심의 농구를 구사하다보니 정적인 포스트업보다는 많은 스크린과 헤인즈의 돌파에 따른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활발한 공격을 펼친다. 3점슛 등 외곽슛이 주요 득점 루트다.

오리온의 챔프전 상대는 하승진(221㎝)~허버트 힐(203㎝)의 막강 포스트를 자랑하는 KCC다. 포워드 농구를 펼치는 오리온이 편견을 깨고 챔피언이 된다면 보수적인 한국농구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 수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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