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무실점·원정승…제주에 핀 ‘웃음꽃’

입력 2016-04-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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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17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값진 1-0 승리를 거둔 뒤 라커룸에서 환호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항공편 지연으로 컨디션 걱정…기대 이상 활약으로 ‘소중한 승리’

제주 유나이티드에게 17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6라운드 원정경기는 아주 특별했다. 1-0 으로 이긴 제주의 라커룸은 떠들썩했다. 선수단과 동행한 구단 직원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이유가 있었다.


● 고생길이 된 울산 원정

제주는 경기 하루 전인 16일 제주에서 울산으로 향했다. 오후 1시30분 클럽하우스를 출발해 비행기를 타고 대구를 거쳐 울산까지 이동하는 스케줄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제주 지역의 강풍으로 인해 항공편 출발이 지연됐다. 제주공항에서만 1시간30분 이상 대기했다. 흔들리는 비행기를 타고 대구공항에 착륙했고, 다시 버스로 울산에 도착했다. 제주 선수들은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8시가 돼서야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

제주 조성환 감독은 다음날 오후 4시로 예정된 울산전이 걱정됐다. 이동에만 6시간이 넘게 걸려 선수들의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조 감독은 울산전 직전까지 선수들에게 “다 잊고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당부했지만, 내심 고전을 예상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덕분에 소중한 승점 3을 챙겼다.


값진 시즌 첫 무실점과 원정 승리

이날 제주의 승리는 2가지 측면에서 가치가 컸다.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했다. 상주상무와의 5라운드 홈경기에서 제주는 4-0으로 앞서다 2골을 내줬다. 승리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지난해(56실점)보다 실점 30%를 줄이는 것이 올 시즌 제주의 목표 중 하나다. 그러나 5라운드까지는 매 경기 골을 허용(8실점)했다. 울산전에선 달랐다.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해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또 하나는 지난해보다 빨라진 원정 첫 승이다. 제주는 수년째 ‘안방을 떠나면 약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 지난해에는 10경기 만에 원정 첫 승을 신고했다. 그 전까지는 원정에서 3무6패에 그쳤다. 조 감독은 올해도 원정에서 약하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걱정했다. 개막 후 원정 2연패 중이었다. 그러나 울산전 승리로 올 시즌에는 3경기 만에 원정 승리를 따냈다. 원정 징크스를 털어버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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