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노상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감독 퇴장·광주전 역전패…6경기 무승
노상래 감독 “초심으로 돌아가 재정비”
‘제철가 형제’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가 2016시즌 초반 나란히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다.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를 모기업으로 한 두 팀은 그동안 K리그를 지탱해온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행보는 둘 다 위태롭기만 하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에서 6라운드를 마친 현재 포항은 1승3무2패(승점 6), 전남은 3무3패(승점 3)로 각각 10위와 11위에 그치고 있다. 포항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1승1무2패로 H조 3위에 머물러 있고, 전남은 시즌 첫 승도 신고하지 못한 채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제철가 형제’에게 봄날은 언제쯤 찾아올까.<편집자 주>
“선수들은 잘 싸웠어요. 안 좋은 결과는 제 책임이죠.”
전남 노상래(46) 감독은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전남은 17일 광양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광주FC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3무3패. 심지어 노 감독은 이날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해 아픔이 더 컸다.
킥오프 전부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유의 환한 웃음을 보였으나, 연신 내쉬는 한숨으로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뭔가 잘 풀리지 않는다. 한 번의 계기를 기다리는데 그게 어렵다.”
전남은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광주전에 대비했다. 그런데도 결실을 얻지 못했다. ‘광주 징크스’가 계속됐다. “그간 먼저 실점했는데 오늘은 첫 골을 넣고 기선을 제압하자”며 의기투합했건만 오히려 역전패해 허탈함은 더 컸다. 통산전적에서도 2승4무6패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물론 올 시즌 전남이 선전할 것이란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모기업의 몸집 줄이기 여파로 인해 ‘공수의 핵’ 이종호와 임종은이 전북현대로 떠나면서 발생한 전력공백을 만족할 만큼 채우지 못했다. 조석재, 배천석 등은 확실한 카드가 아니고, 고태원도 2% 부족하다.
그러나 희망적 요소도 있다. 광주전에서 올 시즌 처음 동시에 가동된 ‘동유럽 3총사(스테보-유고비치-오르샤)’는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세밀함은 부족해도 다른 팀 용병 진용과 다른 묵직함이 있다. 6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오르샤가 3골·2도움, 유고비치가 1골·1도움이다. 스테보만 가세하면 모든 외국인선수들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게 된다.
큰 위기를 맞은 전남의 해법은 간단하다. ‘초심’과 ‘냉정’이다. 노 감독은 “냉정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살피겠다. 우리 플레이를 처음부터 모두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긴 레이스의 초반을 살짝 지났을 뿐이다. 아직 기회는 열려있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