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한용덕 코치가 본 니퍼트의 장수 비결

입력 2016-05-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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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사진|스포츠코리아

두산 더스틴 니퍼트(35)는 2011시즌 KBO리그에 데뷔해 올해로 6년째 한 팀에서 뛰고 있다. 팬과 동료들은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니퍼트를 외국인선수가 아닌 두산의 일원으로 여긴 지 오래다. 직접 투수조 미팅을 소집해 결의를 다지는 모습은 영락없는 국내선수다.

니퍼트는 2015시즌에는 그토록 원했던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지난해 정규리그(20경기)에선 6승5패, 방어율 5.10으로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3승, 방어율 0.56의 괴력투를 선보이며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 기간에 26.2연속이닝 무실점의 포스트시즌 신기록까지 달성했다. 두산과 니퍼트가 올해도 함께하게 된 계기다. 만약 가을의 반전이 없었다면 니퍼트를 다시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두산의 선택은 적중했다. 니퍼트는 11일까지 올 시즌 7경기에서 6승(1위)1패, 방어율 2.53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QS)도 6차례나 기록하며 안정감을 자랑했다. 특히 4월 5경기에선 전승(방어율 3.07)을 거두며 KBO리그 월간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기세가 한풀 꺾일 때가 됐다’는 세간의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니퍼트의 시속 150㎞대 강속구와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의 다양한 구종과 높은 타점, 제구력은 이미 검증을 마친 지 오래다. 무엇보다 새로운 구종을 개발하지 않고도 꾸준한 활약을 펼친다는 점이 놀랍다.

두산 한용덕 코치. 스포츠동아DB


두산 한용덕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는 니퍼트의 장수 비결을 볼 배합의 변화에서 찾았다. 한 코치는 2011~2012년 한화의 투수코치와 감독대행을 역임했는데, 이 기간 니퍼트는 한화를 상대로 3승(1패)을 거뒀으나 방어율은 4.65(31이닝 16자책)로 썩 좋지 않았다. 한 코치는 그 당시 니퍼트의 투구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한 코치는 “처음에는 니퍼트가 직구 위주로 던지다가 상대 타자들의 배트에 맞아 나가기 시작하면 변화구를 섞었다”며 “니퍼트는 정통 미국야구를 추구하는 투수다. 직구가 맞아 나가기 시작하면 뒤늦게 변화구를 던졌다. 이제는 적재적소에 변화구를 섞어 던진다. 볼 배합의 변화를 통해 살아남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단 구위 자체가 대단하다. 최고 155㎞ 강속구도 제구가 잘된다.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이 뒷받침되나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로케이션도 좋다. 포수 양의지도 머리가 좋아 (니퍼트를) 잘 도와주고 있다”며 껄껄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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