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심판매수’ 유벤투스…2시즌 우승 박탈·강등

입력 2016-05-2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동아닷컴DB

동아닷컴DB

■ 세리에A 명문클럽들의 얼룩진 과거

승부조작 시도 모지 단장은 영구 퇴출
‘심판과 부적절’ AC밀란도 30점 감점


K리그를 이끌어온 전북현대가 심판매수 의혹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명문 클럽 유벤투스가 중심이 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심판매수를 통한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인 ‘칼치오폴리’를 주도한 유벤투스는 중징계로 휘청거렸다.

칼치오폴리는 2006년 이탈리아 축구계 전반을 대혼돈에 빠트린 사건이다. 유벤투스 루치아노 모지 단장이 중심에 섰다. 모지 단장은 2004∼2005시즌 세리에A 심판 배정 담당관에게 매수한 심판을 배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을 시도했다.

이 사건은 2006년 2월 인터밀란-유벤투스전 이후 당시 인터밀란 소속이던 루이스 피구가 모지 단장과 심판진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파헤쳐졌다. 이탈리아 검찰은 모지 단장과 심판 배정관의 통화 내용을 도청했고, 유벤투스뿐 아니라 AC밀란을 비롯한 5개 구단이 심판협회와 부적절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승부를 조작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팀과 관계자들에게 높은 수위의 징계를 내려 일벌백계했다. 유벤투스는 2004∼2005, 2005∼2006시즌 세리에A 우승을 박탈당했고, 2006∼2007시즌 승점 9점 감점과 함께 세리에B(2부리그)로 강등됐다. 2005∼2006시즌 당시 유벤투스는 세리에A에서 27승10무1패(승점 91)로 압도적 선두였으나, 징계로 우승 타이틀을 놓쳤다. 모지 단장은 축구계에서 영구 퇴출됐다. 이탈리아 법원으로부터 5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번의 항소 끝에 무죄 판결을 받고 개인 처벌은 면했다.

타 구단들의 경우 강등은 피했지만, 승점 감점과 함께 각종 징계를 받았다. AC밀란은 2005∼2006시즌 28승4무6패(승점 88)를 기록하고도 승점이 30점이나 삭감돼 3위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피오렌티나는 2006∼200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당했고, 해당 시즌 리그에서도 승점 15점이 삭감됐다. 레지나와 라치오도 승점 11점과 3점을 각각 깎인 채 새 시즌을 맞았다.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은 유벤투스는 그에 따른 여파도 상당했다. 세리에B 강등이 확정된 이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현 파리 생제르맹)를 비롯한 주축 멤버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2006∼2007시즌 세리에B에서 우승해 한 시즌 만에 세리에A로 복귀해 2007∼2008시즌 3위, 2008∼2009시즌 2위를 차지하며 다시 일어서는 듯했다. 그러나 2009∼2010, 2010∼2011시즌 모두 7위에 머물며 후유증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다.

유벤투스는 최근 리그 5연패를 포함해 통산 32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이탈리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문 구단 중 하나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겼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