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다시 만난 KIA-LG, 잠실구장은 평온했다

입력 2016-06-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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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사진제공|LG트윈스

6월2일 잠실구장에서 원정팀인 KIA 응원단석의 일부 팬이 홈팀 LG의 보안요원에게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시시비비를 두고 말들이 오갔으나 ‘출입증이 없는 사람이 응원단 인맥을 통해 야구장에 들어왔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KIA는 응원단장을 교체해 사건의 확산을 막으려 했다.

그리고 보름이 흐른 6월17일, 잠실구장에서 두 팀이 다시 만났다. 이날 잠실구장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양 팀 모두 최근 성적이 좋지 못한 탓인지 오후 6시30분 경기시작 전까지 관중석이 많이 비었다. 경기가 시작된 지 1시간이 흐른 7시30분쯤에 내야석이 거의 다 찼지만, 1루쪽 LG와 3루쪽 KIA 관중들은 야구에 몰입했다.

후임 응원단장을 구하지 못한 KIA는 마스코트인 호돌이 탈을 쓴 직원과 KIA 치어리더를 3루 내야 단상에 세웠다. 북을 치는 고수들도 평소처럼 있었다. 양 팀 구단 관계자들도 사건이 일단락된 만큼 더 이상 불필요한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 자제하려는 자세였다.

달라진 점은 홈팀 LG의 예방 조치였다. LG 관계자는 “기존의 (출입증과 같은 기능을 하는) 팔찌는 돌려 쓸 우려가 있어서 폐지했다. 대신 응원단 관계자들이 들어오는 통로를 중앙출입구로 통일했다. 어차피 자주 보는 얼굴들이라 파악할 수 있다. 낯선 얼굴이 혹시 들어오면 신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KBO는 당시 사건이 터진 직후, ‘양 구단으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징계를 검토하겠다’는 조치를 취했다. 17일 KBO 관계자는 “경위서는 이미 받았다. 그러나 구단이 통제가 어려운 사건이라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기에는 애매했다. KIA, LG 양 구단에 ‘세이프티 캠페인의 취지에 걸맞게 야구장 안전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주문을 하는 선에 끝냈다”고 말했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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