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유승호가 직접 밝힌 #연기 #사생활 #연애

입력 2016-07-07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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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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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승호(22)에게는 세 가지가 없다. #악플 #목격담 그리고 #흑역사. 잠깐. ‘씽씽춤’ 영상이 있으니 흑역사는 빼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유승호는 대한민국에서 극히 보기 힘들게 남녀노소 구분 없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연예인이다. 아역 시절부터 다져온 그의 인기는 다수의 남자 연예인들과 달리 20대 극초반에 현역으로 입대하는 이례적인 행보 덕분에 ‘폭발’했다. 남성 누리꾼들이 나서서 유승호에게 ‘까방권(행동에 크게 흡족해 미래의 과오를 눈감아 주려하는 너그러운 마음의 표시)’을 부여한 것을 보면 말 다했다.

2000년 드라마 ‘가시고기’로 데뷔, 아역을 거쳐 성인 배우로 성장하기까지 16년의 연기 경력을 쌓아온 유승호. 원빈을 잇는 ‘차세대 CG남’으로 꼽히는 그는 항상 잘 자라줘서 고마운 아역 출신 스타에 이름을 올린다. 외모뿐 아니라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의 인품에 대한 칭찬도 자자하다. 의심스러울 정도로 악담 하나 없다. 그렇다면 이미지 관리를 철저하게 하거나 정말 됨됨이가 바르거나 둘 중 하나다.

종로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봉이 김선달’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유승호는 들은 대로 참 반듯했다. 놀란 점은 의외로 피하지 않고 솔직했다는 것. 짓궂은 흑역사 ‘씽씽춤’ 질문에 유승호는 “아~ 애들이 아직도 그걸로 놀려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속에 꽁꽁 숨겨뒀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는 열을 올리기도 했다. 스스로의 유머 감각을 제로로 평가했지만 코믹한 면이 분명 있었다. ‘봉이 김선달’에서 보여준 너스레와 능청스러운 면모도 눈에 띄었다. 신비주의인 줄 알았던 유승호에게도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반전’이 있었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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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대 복귀작 ‘조선 마술사’에 이어 ‘봉이 김선달’도 사극이네요. 이번에는 코미디에 도전했죠.

A. 일부러 사극을 선택한 건 아니에요.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조선 마술사’가 남녀의 풋풋한 감정을 즐겁게 풀어나가는 영화라면 ‘봉이 김선달’은 작정하고 웃기자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예요. 재밌는 것을 좋아하지만 제가 직접 웃기는 장르 영화는 처음이라서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네요.


Q. 2014년 12월 제대 이후 정말 쉬지 않고 달렸어요.



A. 좋은 작품, 재밌는 작품이 들어오니까 욕심이 많았나 봐요. 지난해에만 네 작품을 연달아 했어요. 무리하긴 했죠.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여유가 없다 보니까 저에게도 각 작품의 스태프에게도 좋지 않더라고요. 2월에 드라마 ‘리멤버’를 끝내고 나서는 지금까지 휴식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Q. ‘봉이 김선달’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A. 지금 이 나이에서 할 수 있는 작품의 선택이 아직 넓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떤 장르든 다 해보고 싶었어요. 언젠가 코미디도 해보고 싶었고 ‘어린 사기꾼’도 해보고 싶었죠. 그러다 ‘봉이 김선달’을 제안받고 지금 ‘해봐도 좋겠다’ 싶더라고요.

우선 사람들이 기존에 알고 있던 김선달이라는 인물은 배제하려고 했어요. 영화 ‘캐치 미 이프 유캔’(2003)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사기꾼이지만 밉지 않은, 젊고 섹시한 사기꾼을 만들려고 했죠.


Q. 코미디 장르가 배우들에게 특히 어렵다던데 연기하면서 어땠나요.

A. 평소에 ‘코미디 빅리그’와 ‘SNL코리아’ 등 코미디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편이에요. 그런데 막상 제가 연기를 해야하니까 ‘웃겨야 한다’는 부담이 제일 컸어요. 다행히 고창석 선배, 라미란 선배, 민석이형(시우민) 등 사기패라는 가족이 있어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어요. 특히 고창석 선배는 코미디에 관해서는 전문가잖아요. 잘 맞춰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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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미디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보는 건 어떤가요. ‘씽씽춤’ 등 다룰 소재가 많아요.

A. 하하하. 아니에요. 아직은 스스로 자신 없어요. 사전에 얘기해서 연기하는 것과 그때그때 재치 있게 받아치는 것은 좀 다르잖아요. 제가 그런 면에서 좀 떨어져요. 아마 저는 아무것도 못 하고 멍하니 서있을 거예요. ‘SNL’에 출연한다면 흑역사로 엄청나게 공격하시겠죠?(웃음).


Q. 앞서 언급한 고창석 배우와는 영화 ‘부산’(2009) 이후 오랜만에 작품에서 만났죠.

A. 제 기억에 ‘부산’ 때는 어린 마음에 선배가 무서웠어요. 볼까지 수염이 나 있는데 체격도 좋으셔서 겁먹었죠. ‘부산’에서 호흡 맞춘 장면도 제가 맞고 혼나서 우는 연기였거든요.

‘봉이 김선달’로 오랜만에 만나니까 왠지 모르게 정말 반가웠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친구 같은 형, 아빠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코미디 연기를 처음 하니까 선배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선배에게 의지도 많이 했죠.


Q. 극 중 대적 상대인 조재현 배우는 어땠나요.

A. 처음에는 선배의 카리스마에 아무 말도 못어요. 극 중에서는 김선달이 여유롭고 능글맞게 대처하잖아요. 하지만 카메라가 멈추는 순간 선배와 후배의 관계로 돌아왔죠. 선배도 제가 긴장하고 있는 걸 아신 것 같아요. 먼저 풀어주셔서 저도 점차 열어갔고 막바지에 가서는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었어요. 그래도 아직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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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군대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드라마 ‘보고싶다’(2013)를 마치고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입대를 선택해 화제가 됐죠. 본인의 선택이었나요.

A. 제 생각으로 내린 결정이었어요. 부모님은 반대하셨죠. ‘아무리 그래도 대학도 가고 군대도 나중에 가는 게 낫지 않겠니’라고 하시더라고요. 당시 어른들이 보기에는 철들지 않은 아이가 떼쓰는 것으로만 비춰졌겠지만 제 결정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어요.

대학교 진학에 대해서는 공부하기 싫었어요. 중고등학교 때도 부모님이 ‘연기하면서 공부도 해라’고 하셨거든요. ‘다른 애들(10대 연기자)은 공부 안 하고 연기만 하는데 나는 왜?’ ‘공부하기 싫어!’ ‘대학교 안가!’ ‘군대 갈 거야’ 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어릴 적 꿈이 군인이기도 했고요.

속으로 힘들었나 봐요. 도망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입대하자마자 바로 후회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여기(군대)로 도망가는 게 아니었는데(웃음). ‘괜한 짓을 했구나’ 싶었죠. 아직도 입대한 날을 잊지 못해요. 2013년 3월 5일. 그래도 겪고 나니까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 다녀온 게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Q. 10대에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부담이 컸음에도 배우의 길을 택한 이유는 뭔가요.

A. 사람이 태어날 때 잘하는 것을 한 가지는 가지고 태어난대요. 고등학교 때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봤어요. 공부 운동 노래 춤 다 못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그나마 ‘연기’인 것 같더라고요. 부모님은 제가 그걸 빨리 찾을 수 있게 도와주신 것 같아요. 그때부터 ‘책임감을 가지고 즐기면서 해봐야겠다’고 제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했죠.


Q. 군대 전후로도 배우로서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었나요.

A. 내 작품, 내가 책임져야 하는 마음이 더 드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보게 되는 거죠. 저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서 작품이 잘 되진 않잖아요. 전체적인 것을 보고 거기에 맞춰서 캐릭터를 만들어가야 작품이 재밌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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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승호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A. 매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어중간’ 한 건 안 좋아해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식이죠. 그래도 평범한 편인 것 같아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고요. 그리고 사람 많은 곳을 안 좋아해요. 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죠.


Q. 신비주의는 아니죠?

A. 정말 숨길 게 없어요. 진짜 하는 게 없거든요.


Q. 집에만 있으면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나요?

A. 안 풀어요. (스트레스를) 내버려두면 없어지니까요. 음….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어요. 저 포함해서 4명이에요. 친구들도 저도 술을 못 마시고 안 좋아해요. 시끄러운 것도 안 좋아하고요. 애들이랑 주로 집 앞에서 만나서 커피 마시고 얘기 나누다가 PC방에 가요. 놀다가 저녁 먹고 또 PC방에 가요. 아니면 드라이브를 가거나.


Q. 연애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태솔로인가요?

A. 네. 그렇네요.


Q. 이 정도면 본인이 연애할 마음이 없는 것 아닐까요?

A. 그렇지도 않아요. 잘 모르겠어요. 이성친구도 딱히 없어요. 주위에 소개해주는 사람도 없어요. 연애 해야 할텐데….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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