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에 무게를 둔 쓰리백이 2016시즌 K리그 클래식 막판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제주는 수비전환을 통해 가장 효과를 보고 있는 팀으로 손꼽힌다. 이광선, 권한진, 백동규(왼쪽부터)가 호흡을 맞춘 제주의 쓰리백은 최근 3경기 1실점으로 탄탄함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제주 이광선·권한진·백동규로 1승2무
부상선수 많은 팀들 경기운영에 도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전북의 독주가 거듭되고 있지만, 정규 라운드(33경기) 종료 후 치러질 스플릿 라운드(5경기)와 맞물린 막판 순위경쟁과 강등싸움이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달라진 전술 기조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선 수비수 3명이 포진한 쓰리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순위에 따라 또는 팀 사정에 따라 쓰리백을 운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 관심을 끈다.
인천 조병국-요니치-이윤표(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인천 유나이티드
● 지지 않는 축구가 우선?
최근 많은 팀이 ‘쓰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천이 대표적이다. 베테랑 수비수 조병국을 중심으로 요니치와 이윤표로 쓰리백을 구축한 인천은 ‘짠물수비’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인천은 최악의 8월을 보냈다. 쓰리백 전환을 감행하고도 전남과 수원FC에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9월 A매치 휴식기를 통해 감을 잡았다. 인천은 2위 서울을 잡고 상주와 무승부를 거두며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남도 과감한 변화로 효과를 봤다. 외국인 수비수 토미가 이지남-고태원 콤비와 후방을 맡으면서 안정을 찾았다. 그 덕에 공격에 활기를 더할 수 있었고, 꼴찌 다툼에서 한 발 벗어나게 됐다. 최근 전남은 수원삼성∼포항∼전북∼광주 등 높은 순위의 팀들을 상대로 2승2무를 거뒀다.
하위권만 쓰리백을 시도한 것이 아니다. 꾸준하게 승점을 쌓아온 제주는 지난달 중순 수원FC에 3-5로 대패한 뒤 이광선-권한진-백동규에게 수비를 맡겼다. 이 승부수가 통했다. 성남을 눌렀고, 울산과 서울에 무승부를 거뒀다. 3경기 1실점이다. 울산은 경기 도중 ‘지킬’ 타이밍에 맞춰 쓰리백으로 변화를 주고, 주력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민해온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도 쓰리백 전환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최용수 체제’에서 쓰리백으로 꾸준한 재미를 본 서울은 황선홍 감독의 부임과 함께 포백을 재가동한 듯했으나, 필요에 따라 수비수 3명을 배치하곤 한다.
전남 토미-이지남-고태원(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전남 드래곤즈
● 공격적 쓰리백은 가능?
많은 축구인들은 “포백이 (쓰리백보다) 훨씬 공격적이다”고 입을 모은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중앙수비수 2명과 풀백 2명을 내세운 포백이 3명의 중앙수비수에 더해 좌우 윙백 2명의 디펜스 가담이 가능한 쓰리백보다 아무래도 실점 위험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수비방식도 서로 다르다. 쓰리백은 대인방어에 기반을 두는 반면, 포백은 주요 지역과 볼 배급·침투공간을 차단하는 데 주력한다. 자신의 진영에 많은 수비수를 두다보니 쓰리백이 좀더 안정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쓰리백을 마냥 폄하할 필요는 없다. 특히 부상자가 끊이질 않는 팀에 무작정 ‘공격 앞으로’를 강요할 수는 없다. 서울도 마냥 ‘선수비-후역습’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매끄러운 공수전환과 포지셔닝 체인지에 방점을 찍을 때가 많았다. K리그 클래식의 한 감독은 “목적에 따라, 또 적용방식에 따라 쓰리백도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팀 색채도 확연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