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PS 승부수 “6명 불펜 필승조 구축”

입력 2016-09-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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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조상우 하나만 믿고 있다가 실패한 작년의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아야죠.”

넥센 염경엽 감독의 머릿속은 벌써 포스트시즌을 그리고 있다. 이미 가을잔치 참가는 확정됐고, 이제 2위(플레이오프 직행)로 가느냐 3위(준플레이오프 직행)에 만족하느냐의 순위싸움만 남아 있다.

그러나 염 감독의 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013년 처음 감독을 맡은 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지만, 아직 우승 고지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시즌에 앞서 최하위 후보로 꼽히던 넥센이 가을잔치까지 참가한 사실만으로도 높이 평가 받을만하다. 그러나 사령탑으로서는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는 처지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성적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며 웃었다.

염 감독이 그리는 가을 승부수의 핵심 포인트는 단연 불펜 강화다. 염 감독은 “올해 김상수 이보근 김세현이 불펜 필승카드인데 다 초짜들이다”면서 “작년에 조상우만 믿고 있다가 실패했다.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카드를 다양하게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김상수 이보근 김세현은 올 시즌 셋업맨과 마무리투수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현재의 보직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 최악의 시나리오도 대비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이는 지난해의 실패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다. 지난해 넥센 불펜의 핵심 3인방은 한현의~조상우~손승락이었다. 카드 자체가 적었는데,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 무대는 또 달랐다. 정규시즌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가을잔치에서는 삐끗하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특히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조상우의 부진은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조상우는 당시 3경기에 나서 1세이브를 올렸지만 1패와 블론세이브 1개, 방어율 10.80(3.1이닝 5실점 4자책점)으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4차전에서 4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된 부분이 뼈아팠다.

넥센은 올 시즌 막바지에 불펜 카드의 다양화를 통한 가을잔치 변수 줄이기에 나섰다. 염 감독은 “마정길과 오주원이 최근 압박을 받는 상황에 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황덕균도 앞으로는 승부처에 써볼 생각이다. 황덕균이라는 새로운 실험카드가 생겼다는 게 크다”고 말했다.

넥센 황덕균. 스포츠동아DB


황덕균은 2002년 두산에 입단한 뒤 여러 차례 방출을 경험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 올 시즌 넥센에 입단해 19일 사직 롯데전에서 4이닝 무실점 역투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염 감독은 “황덕균이 예전엔 공이 높고 스트라이크존으로 몰렸는데, 이젠 양 쪽 사이드로 낮게 컨트롤되고 있다는 점이 달라졌다.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찌르면서 살짝 떨어지는 투심패스트볼까지 갖추면서 안정감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21일 상무서 전역한 강윤구의 쓰임새도 고민 중이다. 염 감독은 “강윤구는 선발로 처음(24일 대구 삼성전)에 60~70개 정도 던지게 하고, 그 다음에 70~80개 정도 투구수로 던지게 한 다음에 포스트시즌 선발로 쓸지 불펜으로 쓸지 결정하겠다. 어쨌든 포스트시즌에 불펜 필승카드 6명은 만들어서 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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