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노수광의 부은 손과 55일만의 안타

입력 2016-10-07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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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노수광.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감은 괜찮은 것 같은데 아직 생각만큼 힘이 안 들어가네요….”

KIA 외야수 노수광(26)은 올 시즌 리빌딩에 성공한 팀의 ‘히트상품’ 중 하나다. 2013년 한화 육성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4년 정식선수 등록과 이듬해 KIA로 트레이드됐다. 매년 한 가지씩 전환점이 생겼는데 올해는 팀의 주축으로 거듭나는 가장 소중한 경험을 했다.

8월12일 고척 넥센전은 그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고척 경기 전패 중이던 KIA는 시즌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챙기겠단 각오로 나섰다. 당시 1번타자로 자리를 잡아가던 노수광은 1회초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를 감행하다 왼손 약지가 베이스에 걸려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고통 속에서도 누상에 남아 후속타로 선취득점을 올린 그는 이내 병원으로 향해야 했다.

손가락 골절상으로 4주 진단을 받으면서 상승세가 푹 꺾이고 말았다. 부상 이전 타율 0.321·4홈런·28타점·11도루를 기록하며 KIA 외야의 미래로 주목받던 그에겐 너무 큰 시련이었다.

한 달이 지나 깁스를 풀고, 핀 고정 수술을 받은 부위에 실밥을 제거한 뒤에도 복귀까진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한 손으로 타격을 하는 등 다친 손만 빼고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지만, 다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5년 만에 가을야구를 확정 지은 3연승의 시작이었던 2일 광주 kt전부터 매경기 선발출장했지만, 3경기 모두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6일 광주 삼성전에 앞서 만난 노수광은 “감은 괜찮은데 생각보다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타구가 나가는 걸 보니 생각 같지 않더라”며 아쉬워했다.

야구가 한창 잘 될 때, 한창 재밌을 시기에 온 부상이었지만 그는 “포스트시즌 전에 돌아와서 다행”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러나 그의 왼손은 여전히 퉁퉁 부어있었다. 붓기가 빠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그래도 노수광은 한 달 반 넘게 힘들었던 시간을 보답받았다. 이날 4번째 타석이었던 7회말 2사 2·3루서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손가락이 부러졌던 8월12일 고척 넥센전 이후 55일 만에 나온 안타였다.

1-4로 뒤진 상황에서 노수광의 2타점 2루타로 KIA는 막판까지 추격에 나설 수 있었다. 타구에도 힘이 제대로 실려, 노수광에게도 걱정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시원한 안타였다. 경기에선 끝내 3-4로 패했지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KIA에게 리드오프 자원 노수광의 부활은 큰 위안거리였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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