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와 FC서울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8라운드 최종전을 통해 우승을 겨룬다. 올 시즌 나란히 2관왕을 노리고 있는 두 팀의 희비도 이 경기를 통해 갈라진다. 스포츠동아DB
최근 2경기 9골 전북, 살아난 화력에 자신감
서울 황선홍감독은 2013년 역전우승 떠올려
“오늘밖에 없다는 심경으로 해야죠.”(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오늘이 있어야 내일도 있는 거죠.”(FC서울 황선홍 감독)
K리그를 대표하는 사령탑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같은 이야기를 했다. 눈앞의 고비부터 넘기겠다는 의지였다. 정말 그렇게 됐다. 전북과 서울은 2일 안방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7라운드 경기에서 각각 상주상무와 전남 드래곤즈를 꺾고 우승 경쟁을 결국 마지막 38라운드까지 끌고 갔다. 이제 두 팀의 운명은 6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맞대결을 통해 가려진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올 시즌 ‘더블(2관왕)’을 노리고 있다.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서울은 FA컵 결승에도 올라있다. 우선 클래식 타이틀부터 확보해야 한다. 클래식에서 미끄러지면 남은 토너먼트 승부 역시 장담할 수 없다. ‘더블’부터 ‘무관’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북과 서울을 기다리고 있는 격이다.
전북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비기기만 해도 정상에 오른다는 여유에서가 아니다. 되살아난 화력이 반갑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흐름을 되찾았다. 특히 뒷심이 좋다. 최근 2연승하는 동안 9골을 터트렸다. 그 중 7골이 후반에 나왔다. 37라운드까지 뽑은 71골 중 전반 득점은 24골에 불과하다. 그만큼 끝까지 상대를 괴롭혔다는 의미다.
여기에 압도적 전적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최 감독은 2014년과 2015년 우승을 떠올리며 “2위권 팀, 라이벌과의 승부에선 절대적으로 이겨야 했고, 이겼다”고 말했다. 2년 연속 수원삼성이 희생양이었다. 당시 1위 전북과 2위 수원의 격차는 상대 전적만큼이었다. 올 시즌 전북은 서울을 완벽히 제압했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선 1-2로 졌지만, 결승 진출을 확신한 전북이 완전히 힘을 뺀 후반 추가시간 실점하며 빚어진 결과였을 뿐이다.
물론 서울에도 희망이 있다. 간단하다. 이기면 된다. 전북이 자신들과의 대결에서 얻은 만큼의 승점(9점)을 감점당한 덕분에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를 괜히 걷어찰 이유는 없다. 당연히 2013년의 기억을 되새긴다. 당시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이던 황 감독은 승점 2점을 앞선 1위 울산현대를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로 무너트리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더블’은 생각하지 않는다. 전북전만 고민한다”는 황 감독과, “3년 전 울산과 우리는 다르다. 정상적으로만 하면 우리를 꺾을 팀은 많지 않다”는 최 감독의 진검승부가 올 시즌 K리그의 대미를 장식하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