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FA ‘빅5’를 둘러싼 KBO와 MLB의 수 싸움

입력 2016-11-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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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KIA 양현종-삼성 최형우-차우찬-롯데 황재균(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프로야구 프리에이전트(FA) 역사상 가장 큰 시장이 열린다. 정점을 찍는 FA 장(場)이란 말을 뒤집자면, 2017시즌 이후부터 규모가 줄어든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대기업을 둘러싼 경제 위기감, 육성에 방점을 찍는 프로야구단의 트렌드, FA 선수층 자체의 질적 저하 등을 고려하면 이제 천장을 모르던 선수몸값에 브레이크가 걸릴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그럴수록 ‘최대이자 최후의 돈 잔치’로 꼽히는 이번 FA 시장에 눈길이 쏠린다. 특히 SK 김광현, KIA 양현종, 삼성 차우찬과 최형우 그리고 롯데 황재균 등 소위 FA 빅5의 행선지와 계약규모가 관전 포인트다.


● 역대 최고몸값은 누가? 차라리 해외로?

김광현(28), 양현종(28), 차우찬(29)은 KBO리그 당대의 좌완선발이다. 극단적 타고투저 흐름에서 이닝이터 선발투수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장원준을 영입해 단번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낸 두산의 성공사례를 참조할 것이다. KBO 최강의 토종타자로 꼽히는 외야수 최형우(33)와 리그 톱 레벨의 3루수 황재균(29)도 파괴력이나 내구성에서 돋보인다. 특히 김광현, 양현종, 최형우는 KBO 잔류를 선택할 시, NC 박석민(4년 총액 96억원)을 능가할 역대 FA 최고 몸값에 도전할만한 커리어를 갖추고 있다. 공식적인 100억원 선수 탄생이 임박했다.

판이 원체 크다보니 원 소속구단은 머릿속이 복잡하다. 우선협상기간이 사라진 새 FA 환경에서 잔류 협상이 더 어려워졌다. ‘자존심을 걸고 KBO리그 다른 팀에는 빼앗길 수 없다’는 대원칙을 세워놨을 뿐, 도대체 얼마여야 되는지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꽁꽁 얼어붙은 경제 환경에서 모그룹에 ‘100억 원 이상을 써 달라’고 말 꺼내기도 쉽지 않은 것이다. 비공식적으로 ‘차라리 (우리팀 FA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갔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돈을 아낄 수 있고, 선수의 도전을 응원한다는 명분도 챙길 수 있어서다. 지난해 FA 최대어 김현수(볼티모어)처럼 성공 사례도 있다.



● 메이저리그 신분조회 어떻게 봐야할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0일 KBO를 통해 김광현과 차우찬에 대한 신분조회를 해왔다. KBO리그의 FA 시장에 참전할 의향을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밝힌 셈이다. 야구계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신분조회를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신분조회 절차를 거쳤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그 선수와 협상할 의사가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제안의 수준이다. 핵심전력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저평가된 액수를 제시할 개연성이 크다. 그래서 신분조회를 FA 선수의 에이전트가 메이저리그 구단에 ‘저연봉을 제시해도 좋으니 일단 신분조회는 해 달라’는 식의 협상용 카드로 활용한다고 생각하는 KBO 구단도 꽤 된다.

예전에는 ‘해외에 도전해서 실패해 유턴해도 FA 대박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무조건 가는 것이 능사’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KBO 구단들이 점점 따져보고 돈을 쓰는 추세다. 선수들이 나이를 먹는 것에 민감하다. 감가상각 폭이 커질 수 있고, 나중에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도 알 수 없다. 꿈이냐 실리냐, 빅5를 둘러싼 역대급 FA 시장이 개봉박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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