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정말 애절하게 준비했다. 오랜 기다림의 끝, 영광의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K리그의 자존심 전북현대는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알 아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19일 전주에서 벌어진 홈 1차전에 이은 리턴매치다. 1차전 2-1 승리를 안고 싸울 전북은 2차전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2006년에 이어 통산 2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물론 안방에서 승부차기로 패한 2011년 준우승의 아픔도 함께 털어낼 수 있다.

전북 이동국. 스포츠동아DB
● 애절함&경험
‘녹색군단’의 모두가 그렇겠지만 전북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37)이 바라보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훨씬 애절하다. “후배들과 달리 내게는 더 이상 우승 기회가 없을 수 있다. 올해는 무조건 우승만 바라보며 뛰었다.”
그의 존재 자체가 살아 숨쉬는 역사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32골을 기록 중인 이동국은 모든 채비를 마쳤다. 홈 1차전에서도 한껏 존재감을 발휘했다. 0-1로 뒤지던 전북은 이동국의 교체투입과 함께 ‘승리 DNA’가 깨어났다. 알 아인은 전혀 전북의 퍼포먼스에 대처하지 못했다.
여기에 경험도 있다. 10년 전 첫 아시아 정상을 일궜던 골키퍼 권순태(32), ‘다용도 카드’ 최철순(29)이 어엿한 고참이 돼 후배들을 이끈다. 각각 울산현대, 포항 스틸러스에서 이적한 장신 골게터 김신욱(28), 중앙수비수 김형일(32)도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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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감함&닥공
전북은 11월 A매치 휴식기에 직원을 알 아인 현지로 파견해 숙소와 훈련장을 물색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원정팀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던 알 아인은 예정에도 없던 유소년축구대회를 전북이 쓰기로 한 훈련장에서 돌연 개최했다. 다행히 혼란은 없었다. 주저 없이 전북 최강희 감독은 아부다비로 이동했다. 중동에서도 시설·환경 면에서 손꼽히는 7성급 호텔인 에미리츠 팰리스에 묵고, 전용축구장에서 훈련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었다. 올해 초 동계전지훈련 때도 전북은 에미리츠 팰리스에서 연습경기와 훈련을 병행하며 조직을 다졌다.
전북의 오랜 모토인 ‘닥공(닥치고 공격)’에도 기대감이 크다. 조별리그부터 결승 1차전까지 13경기에서 28골을 몰아쳤다. 경기당 2골이 넘는 막강 화력이다. 반면 알 아인은 18골이다. 효율적이지만 2% 부족하다. 전북이 ‘닥공’을 펼칠 조건은 충족됐다. 알 아인은 원정 패배를 만회하고 득점하기 위해선 전진해야 한다. “(상대) 공격은 공격으로 덮어주면 된다”는 최 감독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