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꾼 송희채, OK저축은행 8연패 탈출 선봉장

입력 2016-12-25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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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안산 OK저축은행과 대전 삼성화재의 경기가 열렸다. OK저축은행 송희채가 가로막기를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OK저축은행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6~2017 V리그’ 삼성화재와 홈경기 전까지 8연패에 허덕였다. 새 외국인선수 모하메드 알하치대디가 합류했고,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이탈했던 송명근이 돌아왔다. 강영준과 박원빈 등 기존의 부상자들도 속속 복귀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설 듯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들을 안고 시작한 것이 아쉽다”면서도 “싸울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한 내 잘못이다. 공격적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당장의 1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OK저축은행은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18 25-20 20-25 22-25 19-17)의 승리를 거두고 기나긴 8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4승11패(승점 11)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 승점의 굴레를 벗어던졌다.

공수 양면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편 송희채(24)의 역할이 컸다. 이날 12득점(2블로킹·2서브), 공격성공률 72.72%를 기록하며 모하메드~송명근의 좌우 쌍포를 도왔고, 팀 내 가장 많은 38개의 리시브(성공률 52.63%)를 책임졌다. 승부처였던 5세트에선 결정적인 디그 3개를 받아 올렸다. OK저축은행의 살림꾼으로서 해야할 일이 많았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 시즌 초반 송명근의 이탈과 외국인선수의 부진으로 공격까지 책임져야 했다. 리시브와 공격 모두 큰 비중을 둬야 하니 체력소모가 컸다. 지금도 리시브 직후 공격에 가담해야 하는 과거의 패턴에 몸이 반응하는 이유다. 김 감독은 “(송)희채에게 리시브만 신경 쓰자고 하는데, 급하게 움직이다 보니 자리를 못 잡는다”고 했다. 이는 송희채의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3라운드 초반까지 공격과 리시브를 모두 하다 보니 아직 그 때의 리듬이 남아있다. 감독님께서도 ‘공격하려고 움직이면서 리시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데, 고쳐야 할 것 같다. 팀플레이에 맞춰서 해야 한다.”

기나긴 8연패의 사슬을 가까스로 끊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김 감독도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기보다 “선수들을 혼냈다. 마음이 앞서다보니 흔들렸던 것 같다. 아직 불안요소가 남아있다”고 했다. 송희채도 “오늘도 초반에 잘 풀렸지만, 힘들게 이겼다”며 “버티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올해도 준비가 부족했다. 출발이 좋지 않다 보니 서로 불안해하는 것이 보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많이 처졌지만, 오늘 승리로 선수들도 자신감이 커졌을 것이다. 많이 이길 수 있도록 재미있게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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