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소비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1인 솔로족을 잡기 위한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사진은 신한카드 ‘미스터 라이프 카드’. 사진제공|신한카드
체중·금연·성적 등 약정 고객 우대금리
전기·통신·배달음식 카드할인 확대
소비시장 ‘큰손’ 1인 가구·2030 맞춤형
‘혼금을 아시나요?’
1인 가구가 소비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1인 솔로족을 잡기 위한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혼밥’·‘혼술’을 패러디한 일명 ‘혼금’(1인 가구 위한 금융 상품)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KB금융그룹이 대표적으로, 6일 은행·증권·손해보험·카드 등 주요 계열사가 협업한 결과물인 ‘KB일코노미 상품 패키지’를 출시한다.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적금, 주거 생활을 지원하는 오피스텔 전용대출, 1인 가구 관련 혜택을 집중한 신용카드, 건강에 대한 불안을 커버하는 보험,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수혜를 받는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 및 ELS 등 총 6개로 구성됐으며 1인 가구의 생활 전반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우리은행의 ‘올포미(All for Me) 적금·카드 패키지’도 눈에 띈다. 적금과 카드를 하나로 묶어 카드 혜택뿐 아니라 적금 우대금리를 제공하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생애주기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카드의 경우 싱글족이 주로 사용하는 7대 업종에 매월 이용금액이 큰 순서대로 1∼2위는 10%, 3∼4위는 7%, 5∼7위는 5%의 할인율로 자동으로 청구할인을 적용한다.
KEB하나은행의 ‘시크릿 적금’도 인기다.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에서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된다는 점을 고려한 상품으로, 체중 관리·금연·성적 향상 등 ‘나를 위한 약속’을 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헬스플러스 적금’도 자신을 위한 건강관리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분류된다.
카드사 역시 ‘혼금’ 출시에 동참했다. 신한카드의 ‘미스터 라이프 카드’가 대표적으로, 주거 관련 지출이 큰 1인 가구의 특성을 반영해 각종 자동이체요금 할인 혜택이 특징이다.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인터넷·집전화·이동통신·결합상품 포함)을 자동이체하면 건당 5만원까지 10%를 월 최대 1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1인족을 위한 편의점·병원·약국·세탁소 업종에서 각각 일 1회, 월 5회, 건당 1만원까지 10% 할인은 덤이다. 인구구조 변화 속에 점증하는 1인 가구의 소비행태 분석이라는 트렌드를 빅데이터로 조합해 탄생시킨 상품이라는 게 신한카드 측 설명이다.
이밖에도 우리카드는 1인 솔로족이 배달음식 주문 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배달의민족’ 결제 시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배달의민족 우리체크 카드’를 출시했다. 또 하나카드의 ‘Play1 카드’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인기 가맹점을 대상으로 적립률과 월 통합 적립한도를 차등해 하나머니를 적립해준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1인 솔로족 특화 상품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들이 이미 소비 시장에서 ‘큰손’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 38만가구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15년 520만명으로 14배 가까이 늘었고, 2035년에는 760만가구에 육박할 전망이다. 게다가 주 소비층인 20∼30대가 주류인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금융권도 이들을 외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가장 큰 고객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금융사들은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특정 업종에 할인율을 제공하는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향후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더욱 빠르게 바뀔 것으로 전망돼 이들의 소비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