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LG 양상문 감독은 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모습을 감췄다.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고 같은 날 2군 훈련장인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경찰청전에서 등판하는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허프를 보기 위해 이천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의외의 행보였다. 이날 경기는 오후 2시에 열렸다. 게다가 ‘서울 라이벌’인 두산과의 어린이날 3연전 중 마지막 경기였다. 아무리 앞선 2경기를 이겼다고는 하지만 절대 질 수 없는 경기를 앞두고 사령탑이 자리를 비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코치들에게 경기 준비를 맡기고 2군으로 향했다. 의미가 있는 행보였다. 일단 허프의 투구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허프는 양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3이닝 1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직구 스피드는 146㎞까지 나왔고, 투구수도 60개를 소화하며 1군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허프의 투구를 직접 본 양 감독도 “볼에 힘이 있었고, 전반적으로 괜찮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LG로서는 건강한 허프가 반갑다. 현재 헨리 소사~류제국~차우찬~임찬규~김대현으로 구성된 선발진도 탄탄하지만 허프가 오면 더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진이 아닌 부상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양 감독이 2군에 간 이유도 허프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보고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본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양 감독은 “본인과 투수코치와 논의하여 선발 등판일을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양 감독은 허프와 더불어 2군에 있는 선수들도 챙겨봤다. 체크해야 할 선수들이 많았다. 투수 쪽에서는 임정우, 이동현 등 핵심선수들이 머물고 있다. 또 한 명의 예비선발 여건욱도 계속해서 공을 던지고 있다. 야수 쪽에서도 이천웅 서상우 이병규 등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양 감독은 여러 선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전력 구상을 했다.
양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은 이후부터 꾸준히 이천을 찾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야구다. 특히 144경기 체제에 돌입하면서 상대팀뿐 아니라 무수한 변수와 싸운다. 양 감독은 언제, 어떤 시점에서 생길 공백을 대비해 1, 2군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 몇 년에 걸친 ‘양파고’의 철저한 준비성은 시즌 초반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핵심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5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3위를 지키고 있는 두꺼운 선수층이 그 증거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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